안녕하세요. 저는 지방에 모 댐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댐에서 엊그제 자살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환경이 그래서 인지 자살사건이 곧 잘 발생하고 직원들은 아무래도 관심이 쏠리게 마련입니다. 자연스레 고인이 30세 되는 남자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사고 이틀만인 어제 시신이 수습이 됐습니다. 저는 업무차 이동중에 시신이 수습되는 광경과 유족이 오열하는 모습을 멀리서나마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지만 너무 가슴이 아팠고 모친뻘 되는분의 애끓는 오열이 저를 너무도 속상하게 하더군요. 문제는 이 사고를 접하는 기성세대의 태도 입니다. 시신 수습이 되는 광경을 함께 목격한 동료직원이 한다는 말이 '세상이 편해서 자살하지 우리때는 자살이 어딨냐 나약해서 자살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지만 저보다 13살이 많은 선배에게 화를 내진 못하고 속으로 삭혔습니다. 저는 37세 동료직원은 50세 거든요. 속으로나마 '무식해서 말 같지도 않은 말 지껄인다'고 뇌이고는 말았죠. 그런데 오늘 출근해보니 사무실에 다른 상사분 두 분이서 자살사고에 대한 얘길 하는데 입에 담기도 싫은 욕설을 섞어가며 '편히 살려 하다보니 세상살이가 힘들게 느껴지는 거'라는둥 '우리때는 어쩌구..'이러고 있는 겁니다. 하.. 아니 조선시대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없었나요? 고려시대에도 자살하는 사람은 있었을 텐데요.. 내가 일하는 직장에 저런 사람들이 있다는게 너무 부끄럽고 한심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이 사회를 구성하고 나와 함께 회사를 꾸려나간다는게 너무도 끔찍합니다. 어디서 그런 사고방식을 배워먹었을까요. 고인을 추모하길 바라진 않습니다 만 어째서 타인의 죽음을 욕되게 할까요.. 저는 고인이 올해 갓 30이 된 젊은 분이고 신발과 옷가지를 정리해놓고 투신했다는 얘기만 듣고도 우울해지고 딱하단 생각이 들던데.. 제가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넓은 오지랍인 걸까요..??
힘든 삶에 지쳐 스스로 생명의 끈을 놓아버린 젊은이의 죽음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태도가 너무도 공포스러워 공포게시판에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