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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 앉은 누이
게시물ID : lovestory_952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천재영
추천 : 1
조회수 : 196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4/23 09:47:51

거울 앞에 앉은 누이

 

어느 시인이 노래한

그 노래 시의 내용 중에

 

거울 앞에 앉아 말 없는

국화꽃같이 고운 내 누이

 

그처럼 아름답게 빛나던

또 향기로운 꽃 같은 누이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흰머리에 허리 꼬부라져

 

힘 빠진 노인 되었어도 따뜻한

너그러운 마음만은 변치 않아

 

그래도 흘러간 세월 참으로

무상하다며 잔잔히 웃음 짓는

 

그 꾸밈 없는 미소 짓던 누이

이젠 웃을 힘도 아낀다는 누이

 

참으로 열심히 살아온 세월에도

연식의 구름은 어찌 못 했다는

 

가슴속 깊이 묻어둔 세상의 흔적들

온갖 웃음 뒤에 깊이 묻힌 아픔도

 

봄이면 또래들 봉숭아 물들이고

여름엔 원두막에서 수박 먹던

 

가을엔 밤송이 주우면서

어릴 적 친구 깔깔대던 시절

 

세월은 흐르는 물 유수처럼

세월에 마냥 떠밀려 여기까지

 

이제 조용히 거울 앞에 앉아

그 곱던 머리 손질 해보는데

 

숭숭 빠져 속이 다 보이고

절로 생긴 흰머리가 야속해

 

돌아보면 온갖 불평도 생기지만

그래도 남다른 삶이 평탄했다는

 

지나간 날을 돌아보면 큰일 중

그 무서운 동족 전쟁도 겪었고

 

경제 난국 IMF로 또 허리도 졸랐고

또 전 세계 전염병으로 힘들었던 일도

 

세상 누구나 아무리 세월이 아프게

한다고 해도 살아남는 자가 승리라는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그 세월

그 앞에서는 누구도 장담 못 해

 

세월은 만병의 약이기도 하지만

또 그 세월이 아픔이기도 하다는

 

토끼 이야기

 

계수나무 방아 찧는 토끼

달 속에 숨어 사는 토끼

 

행여나 세월에 떠밀려 갈까

꼭꼭 숨어서 산다는 토끼

 

세상에 잘 적응하며 사는

집토끼 산토끼 꿈속의 토끼

 

꿈속에 숨어 사는 토끼는

그 누구도 어찌 못 한다는

 

하지만 집토끼 산토끼에게는

몇몇 제 마음대로 하려 드는

 

순하고 조그만 체구지만 제가

할 일은 똑 부러지게 한다는

 

힘도 권력도 없어 가진 제물도 없지만

몇몇 함부로 마구 어찌하려고 한다는

순진한 토끼도 반드시 제 몫 한다는

 

그래서 우습게 보면 결코 아니 된다는

그런 말도 토끼가 제 혼자 힘으로는

아무런 일도 못 하는 듯 보이지만

 

한 번 마음 단단히 고쳐먹으면

세상 모두 깜짝 놀라게도 한다는

그러니 온갖 꾼 욕심쟁이들 조심하라는

 

엉뚱한 욕심쟁이들은 못 하는 일을

연약하다는 토끼는 거뜬하게 해내는

겉만 보고 우습게 생각하면 큰 실수라는

 

세상의 모든 토끼를 책 속의 동화 같은

그런 가벼운 이야기로만 생각하지 말라는

 

집토끼 산토끼 꿈속의 토끼 나름으로 생각 깊은

그러니 시 시 때때로 제 속마음 깊이 숨긴 이들

자칫 허망한 일 당할 수도 늘 조심 늘 겸손 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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