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저는 20년 경력의 판금정비사입니다.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저로서도 어쩔수 없었지만
고객님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고객님들 차를 엉터리로 고쳤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앞으로도 그렇게 고객님들을 속여야 할것 같네요.
어제도 제가 근무하는 정비소에는 수많은 사고 차량이 들어왔어요.
아래 사진은 어제 작업한 2015년식 LF소나타 입니다.
접촉사고가 났는지 문짝이 좀 찌그러졌어요.
이정도면 당연히 교환보다는 판금을 하는것이 상식적이고
또 보험사에서도 판금을 하라고 합니다.
판금을 하려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철판의 도장면을 벗겨내고 스포트웰더라는 용접기 비슷한 공구로 찍러진 표면을 당기게 됩니다.
현장에서는 이른바 뽕뽕이 라고 하죠.
점으로 용접이 되며 뽕뽕뽕 붙혀서 잡아당기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 도어는 판금이 되었습니다.
도장을 하기위해 사이드미러와 벨트라인웨더스트립, 그리고 아웃사이드 핸들을 탈착했죠.
이제 도장을 깔끔하게 하고 나면 이 차량은 고객님께 다시 인도될 것입니다.
완전히 수리가 끝나게 되는거죠.
하지만 정말로 완전히 수리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수리를 한 결과 도어의 내부가 어떻게 되는지 한번 보여드릴께요.
물론 저는 알고있었고, 알고도 그렇게 한 것이니 고객님들께 죄송하다는 것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스포트웰더의 용접작용으로 인해 철판 안쪽에 열변형이 왔고
한번 녹았다가 다시 굳은 철의 특성상 이 부위는 얼마 후에 부식이 시작될것입니다.
철판이 안쪽에서 부식이 되면 외부 퍼티작업 부위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갈라질것이고
부식된 철판의 강도는 약해져서 다른 사고에 더 취약해 질 것이고
조심조심 애지중지 해도 도장면의 색깔은 점점 변해갈것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20년 경력의 정비사이기 때문에
고객님들의 차량이 그렇게 썩어가며 망가져갈줄을 이미 알고있어요.
알면서도 그렇게 고쳐드렸습니다.
제가 왜그랬겠습니까?
돈을 안주니까 그랬습니다.
돈을 안주니까 주는만큼만 고쳐드렸습니다.
도어를 판금하고 도장을 하면 원래는 이렇게
도어 내부의 유리나 모듈등을 싹다 떼어내고
판금부위에 언더코딩 작업을 해야 해요.
이 언더코팅을 뿌리기 위해서는 딱 철만만 남도록 모든것을 다 떼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것들 떼어내는 공임, 언더코팅 뿌리는 공임...
그런거 보험사에서 안줍니다.
다른 공업사에서도 다 안하는데 왜 너만 하면서 돈 달라고 하냐, 못준다 이거죠.
유리와 도어트림, 그리고 레귤레이터같은거 떼어내는 공임...
사실 보험사 공임수가가 얼마 되지 않기때문에 이렇게 도어에 붙은 모든걸 다떼어냈다가 붙여도
공임은 2만원 정도밖에 안됩니다. 안에 배선까지 다 걷어야 하는데 말이죠...
이 차는 여러분께 제가 사진을 찍어서 보여드리려고 뜯은김에
제 차에 뿌리려고 사두었던 언더코팅을 뿌려줬습니다.
정비사라는 양심상 차마 그냥 덮을수가 없어서요...
그 언더코팅, 인터넷에서 3천원에 산겁니다.
탈부착 공임 2만원과 언더코팅 3천원때문에
고객님들의 차는 판금후에 안에서 썩어가고 있어요.
그렇게 고쳐서 죄송합니다.
또 앞으로도 그렇게 고칠거라서 더 죄송합니다.
돈을 안주니까 저도 어쩔수가 없어요.
저는 그냥 가난한 월급쟁이 정비사일 뿐이니까요....
이렇게 부끄러운 고백만 할 뿐이네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
.
.
출처 |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169492&rtn=%2Fmycommunity%3Fcid%3Db3BocjFvcGhxY29waHFrb3Boc2dvcGhzZw%3D%3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