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오유를 보통 눈팅만 하고 글을 쓰지 않는 눈팅족입니다.
어지간해서는 글을 안 쓰는데 이 글을 적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며칠 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신년 국정 연설을 한 것이 화제가 되었죠.
명연설이었고, 실시간 지지도가 90%까지 올라가는 등, 반향이 대단한 연설이었지요.
이런 발언에 대해 해석을 평론가(?) 들이 평가하길...
공화당이 상,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도 자신의 발언대로 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파워를 가진 중산층에 관련된 아젠다를 형성함으로서 민주당의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정치적 승부수이다.
뭐 이런 비슷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공화당 입장에선 반대를 해도 엿 먹고, 찬성을 해도 엿을 먹는 꽃놀이 패를 쥐고,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인 힐러리에게 대세를 몰아줄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게 아젠다를 선점함과 동시에 대국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뭐 이런 분석이었고, 저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의 2015년 국정 연설의 전문을 찾아서 읽어보자 명연설인데, 뭔가 데자뷰가 느껴지는 것 입니다.
이 데자뷔가 어디서 오는 거지... 하다 그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2004년의 민주당 전당 대회의 기조 연설입니다.
전국 지명도에서 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일개 상원의원에 지나지 않던 오바마를 단숨에 일약 전국구 정치인으로 만든 그 연설입니다.
재미 있는 건 이 연설을 보면, 이 연설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2015년 국정연설의 내용과 거의 100% 일치합니다.
정책이나 아젠다 같은 게 말이죠.
물론 오바마에게 정치적인 계산도 있었겠지만... 아직 듣보잡이던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비전과 소신을 대통령 자리에 올라 재선을 하고 여러 악재를 건너오면서도 버리지 않고 있었다는 것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더욱 대단하게 보였습니다.
하... 이런 소신과 철학이라니... 우리도 그런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있던 대통령이 있었는데... 지금 와서 이명박근혜 시대와 비교하니...==
오바마 대통령도 임기 내 많은 실책이 있었고, 덕분에 지지율이 폭락하고 상, 하원이 선거에서 대패하며 레임덕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죠.
그러다 뚝심 있게 밀어온 경제 정책, 외교 정책 들이 성과를 거두면서 경제가 회복되자 지지율이 반등...
배짱 좋게 승부수를 던질 수 있게 되었지요.
그래서 일까요.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있던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서일지, 오바마 대통령의 지금 행보를 보면 아스란히 고 노 대통령님이 생각납니다.
같은 법조인(?) 출신에 민주당 전당 대회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오바마나 청문회를 통해 전국구 스타가 된 고 노대통령님이나...
상대하는 공화당과 새눌 당은 또라이도 많고 삽질도 많이 하는 데다, 언론도 개판이고(미국과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거기도 폭스 tv가 한국 조둥동 뺨칠 급이라==... 그래도 미국에는 민주당 편을 드는 언론도 만만찮게 많고, 위상도 있어 지금 한국처럼 일반적으로 언론이 개판나진 않지만 말입니다.)
온갖 음해와 공격도 많이 받았고, 레임덕 소리를 들을 정도로 지지율이 추락하기도 했었고...
그럼에도 반등에 성공하여 마이 웨이를 외치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된 오바마 대통령과 결국 오욕을 뒤집어 쓰시고 수모를 당하게 된 고 노 대통령님...
그 차이는 무엇이었을지... 노 대통령님이 성공 했다면 저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지 않고 더 나은 나라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오늘도 부질없는 상상을 해봅니다.
...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