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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철의 아시안컵 : Day 15] '불금'을 뜨겁게 만든 이란과 일본
게시물ID : soccer_1332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HC소울
추천 : 2/5
조회수 : 74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1/24 11:59:25


기자 주 : ‘임형철의 아시안컵2015 호주 아시안컵이 진행되는 19일부터 31일까지 매일매일 작성되는 아시안컵 특집 칼럼입니다. 실시간 경기 소식과 대회에서 발생하는 이슈들, 다음날 있을 주요 경기들의 프리뷰까지 임형철의 아시안컵과 매일 함께하세요!



(△ 우선 이 사진부터 보고 시작하자)


대회 15 일차인 123일에 열린 8강전 두 경기는 한국의 축구 팬들을 가장 행복하게 만든 경기였다. ‘불타는 금요일의 약자인 불금을 맞아 아시안컵 시청에 열중했던 팬들이 두 눈으로 이란과 일본의 탈락을 생생히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란과 일본은 우승 후보로 꼽힐 만큼 막강한 전력을 보유했음에도 각각 이라크와 UAE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하며 8강에서 대회를 마쳐야 했다. 두 나라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한국의 축구 팬들은 통쾌함과 후련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이란은 축구대표팀의 숙적으로 만날 때마다 한국을 곤경에 빠트린 껄끄러운 팀이었다. 일본은 더할 나위 없는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이다. 한국이 가장 만나기를 꺼렸던, 그리고 한국이 가장 싫어했던 팀들이 8강전을 마지막으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아들면서 두 경기의 결과에 가장 기뻐했던 팬들은 누가 뭐래도 한국의 축구 팬들이었다. 이란과 일본의 경기 결과는 한국인의 불타는 금요일을 더욱 뜨겁게 만들어주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란 vs 이라크) 불필요했던 메르다드 푸라디의 퇴장, 이란은 자멸했다.

    

한국의 4강전 상대가 결정되는 경기로 주목을 받았던 이란과 이라크의 8강전은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가 승리를 거뒀다. 양 팀은 90분 동안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어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서로 골을 주고받으며 33의 점수를 만들었고 이후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가 8번째 키커까지 이어지는 혈투를 펼쳤지만, 끝내 6 : 7의 점수로 이라크가 승리하며 한국의 4강전 상대는 이라크가 되었다.

    

이날 이란이 이라크를 상대로 패한 이유는 하나였다. 불필요했던 메르다드 푸라디의 퇴장이었다. 이란의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푸라디는 전반 43, 볼을 안고 있는 상대 골키퍼의 손을 향해 다리를 뻗어 가격을 시도하다 두 번째 경고를 받게 돼 경고 누적으로 퇴장됐다. 푸라디의 행위는 분명 불필요했고, 이란은 이른 시간부터 수적 열세에 놓이는 위기를 맞게 됐다.

    

푸라디가 퇴장당한 시점은 이란이 1:0으로 리드를 잡을 때였다. 이라크는 푸라디가 퇴장당하기 전까지 공격을 풀지 못했고, 손쉽게 선제골을 기록한 이란은 리드를 잡으며 경기를 수월하게 이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푸라디의 퇴장으로 이란은 10명이 싸워야 하는 위기에 처했고, 이는 이라크의 기세를 살려주는 꼴이 됐다.

    

 

(사진 출처 : 베스트일레븐)


후반 11분에 터진 이라크의 아흐메드 야신의 동점 골 장면이 그랬다. 이란이 수적 열세에 놓이지만 않았어도 야신의 동점 골은 막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라크 선수의 크로스가 이란의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동안 반대쪽을 마크해주는 이란의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고,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은 야신은 손쉽게 골문을 향해 골을 넣었다. 골 장면 이외에도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지 못한 이란은 실점을 막기 위해 그만큼 많은 선수를 수비에 가담시켜야만 했기 때문에, 90분 안에 리드를 빼앗아오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결국, 얌전해진 이란을 이라크는 연장전 시작과 동시에 압도하기 시작했고, 이란은 이라크에 실점을 허용한 뒤 아슬아슬하게 동점 골을 넣는 흐름을 반복하며 다행히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있었던 이란과 이라크의 경기는 이미 푸라디가 퇴장당한 순간부터 승부가 정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푸라디의 퇴장이 없었더라면 이란은 리드를 지킨 채,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며 추가 골을 노릴 수 있었다. 푸라디의 퇴장으로 모든 계획은 엉망이 됐고, 이는 이라크의 4강 진출을 이루어준 꼴이 됐다.

    

이란의 탈락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 건 한국의 축구 팬이었다. 이란은 누가 뭐래도 한국의 가장 껄끄러운 상대 중 한 팀이기 때문이다. 자칫 4강전에서 이란을 만날 수도 있었던 한국은 한 수 아래의 이라크를 만나게 됐고, 이는 메르다드 푸라드가 골키퍼를 향해 다리를 뻗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 "우리랑 붙으셔야죠? 어디가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 출처 : 인터풋볼)

    

#. (일본 vs UAE) 죽음의 일정 맞은 일본, 체력 문제 대비 못 했다.

    

이후 펼쳐진 일본과 UAE의 경기는 또 한 번 한국 축구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8강전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결정력을 보인 일본은 UAE의 철벽 앞에 힘을 쓰지 못한 채 1:1로 리드를 잡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했다.

    

이날 일본 대표팀에 가장 우려됐던 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었다. 일본은 D8강 진출의 경우의 수 문제로 2차전이 끝날 때까지 8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했고, 1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하기 위해 3차전까지 전력을 다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끝내 일본은 조별예선 3차전에도 주전 선수들을 모두 투입하여 체력을 소진했고, 이틀을 쉰 뒤 8강전에 돌입해야만 했다.

    

많은 이들이 아기레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표했다. 조별예선 3경기와 8강전 경기의 선발진에서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별예선 3경기를 연달아 소화한 선수들은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갖지 못한 채 8강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실제로 UAE를 상대하던 일본 선수들은 몸도 무거워 보였고, 순간순간 집중력을 잃는 모습들도 나타났다. 아기레 감독이 대회 일정을 고려해 선발진에 적절한 로테이션을 활용했더라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아기레 감독은 끝까지 주전 선수들의 기용을 고집했다. 그 결과 주전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UAE의 공세에 쩔쩔맸고, 전반 7분 만에 알리 맙쿠트에게 선제골을 내줘야 했다. 이후 UAE가 라인을 최대한 내린 채 골문을 걸어 잠그고, 일본이 이를 두들기는 흐름이 지속했지만 일본 선수들은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결정력은 극악에 가까웠는데, 일본은 후반 중반까지 23개의 슈팅을 때리고도 단 한 번도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 아기레 감독의 선택은 패착이었다. / 사진 출처 : 엑스포츠뉴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아기레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빼고, 그동안 그라운드를 오래 누비지 못한 후보 선수들을 교체로 출전시켰다. 이 선수들은 더 가벼운 몸놀림으로 UAE의 수비를 압박했고, 끝내 81분에 시바사키 가쿠가 골을 기록해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기대 이하의 공격력을 보인 일본은 결국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내지 못해 에이스였던 혼다와 카가와의 실축을 지켜본 채 대회 탈락을 확정 지어야 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결과였다. 무엇보다 아기레 감독의 선택에 관해서 일본 팬들은 문제를 제기할 만하다. 지친 주전 선수들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고, 오히려 체력적인 여유가 있던 후보 선수들이 뒤늦게 경기에 투입되어 더 나은 활약을 보였다. D조의 팀들이 겪어야 했던 죽음의 일정에 일본도 스스로 대처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이 꼬여 끝내 토너먼트가 시작하자마자 위기를 맞아야 했다. 일본은 이른 시간에 아시안컵 연속 제패의 꿈이 좌절됐고, 아기레 감독은 스페인으로 복귀해 과거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스캔들에 관한 법정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라이벌 이란의 탈락 소식과 함께 연달아 또 다른 라이벌인 일본의 탈락 소식까지 전해지자 한국 축구 팬들의 불금은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아시안컵을 두 경기 연속으로 시청하던 축구 팬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불금으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2015123, 한국은 껄끄러운 두 라이벌 팀의 탈락을 즐겼고, 우승을 향한 그들의 여정도 더욱 수월해졌다(임형철 칼럼 / 페이스북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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