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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950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30
조회수 : 221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7/08/22 12:35:43
모두들 이런 경험 있으실 겁니다.
회사에서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지하철역이나 택시타는 곳까지 가는데
가는시간이 너무 긴데?? 라는 느낌..
제 이야기는 이런것에 대한것입니다.
2006년도 7월달.. (몇일까진 생각나지 않네요.) 회사에서 한참 밀고 있던
패키지 투어가 대박을 터트려서 일손이 모자라던 때였지요..
기본 11시까지 근무.. 심한날은 2시나 3시 퇴근도 있었습니다.
그날도 2시까지 일을하고 퇴근을 하는데 동료들이랑 같이 한참 내려오다가
번뜩 엑셀파일을 백업해서 가져오지 않은것이 생각나더군요.
미안하다고 동료들을 보내고 급하게 회사로 돌아갔습니다.
다행히 경비아저씨가 퇴근전이였고, 무사히 파일을 가지고 회사문을 나오는데
그 순간부터.. 자꾸만 뒤에서 먼가가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개미* 한마리 안보이고..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하더군요.
평소엔 잘 사용하지도 않던 휴대폰mp3 까지 써가며 길을 내려오는데..
한참 노래를 듣고 있는데 노래 중간에 머라고 해야하나.. 흠.. 쉭쉭 소리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잡음이 섞여서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폰이 오래되서 이런건가 싶었는데
노래 곡명을 바꿔봐도 같은 소리가 들려서 순간적으로 몸을 훽 틀었는데
가로등만 켜져있을뿐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래도 마음이 자꾸만 불안해서 빠른걸음으로 한참을 내려오는데
이상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평소에 걷던 거리가 아니였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노래가 7곡 가까이 바뀔동안 걸어내려왔는데..
평소에 10분이면 도착하는 역이 꼬빼기도 보이질 않는겁니다.
기분은 점점 더 묘해지고 .. 눈앞에 켜져있는 가로등은 또 왜그리도 밝은지..
한참을 걷고 또 걷고.. 안되겠다 싶어 뛰어도 봤지만
끝도 없이 펼쳐진 내리막길을 보면서
내가 귀신에 홀렸나도 싶고.. 어두워서 길을 잘못들었나도 싶고..
그렇게 걷고 또 걸었습니다..
핸드폰에 들어있던 24곡을 다 들을때까지 걸어내려왔지만
역은 보이지 않더군요. 한곡당 3분씩만 쳐도 1시간은 훌쩍 넘길 .. 시간동안 걸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너무도 환한 가로등뿐..
그렇게 내려오다가 우연히 사거리 뒤쪽 한 골목만 가로등이 꺼졌있더군요.
저는 저도 모르게 그리로 발길을 돌렸고..
오분도 안되서 역에 도착했습니다.
먼지는 모르지만 드디어 왔구나 싶어서.. 안도에 한숨을 내쉬는데
저~ 쪽에서 동료들이 오는겁니다.
그리고 저를 놀란듯이 보면서 회사에 간대지 않았어??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녀왔다고 근데 왜이리 늦게 오냐고 .. 물었더니
자기들은 그냥 왔다라는 겁니다.
자기들 앞을 지나쳐간 사람도 없었구요..
때마침 여사원들이 무섭다고 그만하라고 해서 역앞 택시정류장에서 택시를 잡고
다들 집으로 가는데 바로 제 밑에 후배놈이 그때 제가 살던집 근처에 살아서
돈도 아낄겸 같이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그리고 막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 후배가 그러더군요. 정말 궁금한데 어떻게 자기들 보다 앞으로 왔냐고
지름길 있으면 좀 알려달라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이놈아 회사에서 역까지 길이 딸랑 하난데 지름길이 어딨..."
그렇습니다..
회사에서 역까지는 오로지 길이 단 한개..
그리고 ..그 길엔 가로등이 없거든요..
저는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내려왔던 그 환한 가로등이 켜진길을
끝까지 따라갔다면 정말 큰일날뻔 했다는것을..
하나 더 ..
그 불꺼진 길로 왜 내가 갔을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다
새삼 엄마가 너무 고맙고 그리워졌습니다.
너무나도 낯익던 그길은 지금은 하늘로 가신
제 어머님의 묘지로 가는 전북 정읍의.. 어느 시골마을 골목길이였거든요.
출처 |
출처 : 카카오피아 - WootOp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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