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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장 속 전쟁] 2. 어디나 헛소리를 하는 인간들이 있다.
게시물ID : humorstory_4316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생까마귀
추천 : 1
조회수 : 4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1/23 22:36:24
 
사례 1. 여자의 헛소리.
 
결혼 날짜를 잡은 선남선녀가 있었다. 예물 생략, 신혼여행 생략, 스드메에 혼례식까지 300(이런 기적이 가능한 것은 성당에서 혼례식을 하기 때문이다.)에 맞추었다는 짠순이 예비신부 A양이 너무나도 고마운 B군은 바닷가로 놀러가자는 제안을 했다.
 
잘 되었냐고? 물론 애정사가 순탄하게 진행되었다면 유머글로 올라올 일은 없으리라.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B군은 다친 곳이 없는데, A양은 머리를 다쳤는지 의식불명. 이러다 큰일 나는 것 아닌가하고 어머니가 훌쩍이는 와중에 몇시간을 정신을 못차리던 A양이 달콤한 꿈을 꾸다 돌아온 듯 평온한 얼굴로 일어난 것이다.
 
그녀는 말했다.
 
"그분이 오셨어요."
 
순간, 남몰래 사귀던 남자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신 A양의 아버지가 눈빛으로 A양의 어머니를 추궁. 어머니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분께서 찬란한 빛과 함께 나타나셔서 '나를 따르라'고 하셨어요."
 
일동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수녀가 되어야 겠어요."
 
그 후 어떤 아수라장이 펼쳐졌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그 아가씨. 잘 살 거야."
 
이모님은 먼눈을 하고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결혼식 날짜까지 잡아놓고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나 판단한 찰나.
 
"만약 신이 있다면, 세상 최강의 뒷배를 지닌 셈이고. 만약 아니라도 손해볼 것은 없어. 친엄마에게 평생 먹을 욕을 그 순간에 다 들었다고 하더라고."
 
"..........B군은요?"
 
"총각? 석달인가 넉달인가 지난 후에 찾아와서 신앙심없는 여자로 소개시켜달라고 하더라. 그녀 앞에서 죽겠다고 했는데도 종교적 신념은 꺾을 수 없는 거군요라며 씁쓸하게 웃었지."
 
'아아아~'
 
"그 이후, 난 커플이 결성된 시점에 남자들에게 충고하지. 여자를 즐겁게 해주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가능하면 혼인신고를 하고 난 후에 놀러다니라고. 여자는 머리를 다치면 헛소리를 하니까 조심하라고 하지."
 
 
 
 
 
사례2. 남자의 헛소리.
 
"하지만 머리를 다치면 헛소리를 하는 것은 남녀 가리지 않을 텐데요."
 
"아직까지는 여자밖에 없어."
 
".........여자가 문제군요."
 
"대신 남자는 머리를 다치지 않아도 헛소리를 하지."
 
이건 뭔소리?
 
증권맨 C군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얻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는가 싶더니, 돌연 행방불명 되었다. 양가 친척들은 울며 불며 C군의 행방을 찾았다. 그렇게 몇개월이 흐르자 아내는 생계전선에 뛰어들고, 젖먹이 자식은 양가 어머니가 돌보고, 양가 아버지는 C군의 행방을 찾아 헤맸는데....
 
어부가 되어 있는 C군을 발견하게 되었다.
 
"너, 여기서 뭐하는 거냐?"
 
"이제까지 일에 회의가 느껴져서요.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내자니 내 인생이 뭔가 싶기도 하고. 갑자기 인생의 무상함을 느껴져서.."
 
"왜 말도 없이 사라졌어?"
 
"말하면 화낼 거잖아요."
 
"당연히 화내지. 이 놈아!"
 
C군의 아버지는 숨을 헐떡였다. 장인은 '이러다 초상치르는 것이 아닐까?'하고 긴장하는 순간, C군의 아버지가 번개처럼 달려들면서
 
"인생이 무상해? 그럼 인생의 소중함을 느낄때까지 맞아봐라!"
 
장인은 이렇게 회술했다고 한다.
 
누구나 어릴 때는 잔인한 면모를 보일 때가 있지. 나도 그랬어. 개구리를 잡아다 다리를 묶어서 빙빙 돌리다가 땅바닥에 내동댕치고, 다시 빙 돌리다가 땅바닥에 내던졌지. 바닥에 널부러져 팔다리를 바들바들 떨었지. 그런 모습을 인간이 보일 줄 몰랐어.
 
그야말로 인정사정없이 두들겨패던 C군의 아버지는 사돈을 향해 굽신거리며 사과했다고 한다.
 
"미안합니다. 사돈. 제가 자식교육을 잘못 시켰어요. 어렸을 때부터 싹수가 노래서 엄하게 키운다는 것이 이런 사단이 났네요."
 
하지만 장인은 이렇게 생각했다. C군을 너무 억압해서 키우는 바람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하고.
 
 
 
 
 
 
사례3. 아버지의 헛소리.
 
이모의 경험담을 듣고, 나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란 원래 이런 생물이 아닐까하고.
 
아버지는 유독 남동생에게만은 엄한 잣대를 적용하는 분이다. 이유인즉, 딸은 별문제없이 온건하게 크지만, 아들새끼들은 사고뭉치에 말썽장이로 크며 잘 컸구나 안심하는 순간 대형사고를 친다고. 그러므로 어린시절의 매는 성인이 된 후 안전을 보장한다고. 당신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도저히 매를 아낄 수 없다고.
 
매로 키운 자식이기 때문일까? 남동생은 정말로 정말로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마저 죽이며 자라났다. 중학생이 된 순간부터 말썽쟁이가 사고 한 번 안 쳤다. 너무 얌전해서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 고뇌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데 대학에 입학한 후 일이 터졌다.
 
신입생 환영회 때는 다들 처음 술을 마셔서 조절을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을 것이다. 본인은 알코올 알레르기 이므로 아예 술잔조차 받지 않았지만. 남동생은 비척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했다.
 
그것이 아버지가 볼 때 심히 보기 좋은 광경이 아니었다.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너무 패서 두려움을 느낀 여성팀들이 만류했다.
 
"이러다 뼈가 부러지면 어떡해요!"
 
"그럼 더 좋지. 어렸을 때 부러진 뼈는 더욱 탄탄해지거든."
이 대사를 웃으며 말했다. 여성팀은 허걱,하고 겁에 질렸고, 귀한 외동아들 대접을 받아 마땅할 남동생은 정말 죽겠구나 싶었는지. 싹싹 빌었다.
 
겨우 사태가 수습된 이후 아버지는 정당함을 밝히려는 시도를 하셨다. 차라리 입이나 다물 것이지.
 
"내가 월남전에 참전했을 당시..."
 
또 시작했다. 그 놈의 월남전.
 
"술김에 지프차를 훔쳐타고 달리다가 자가발전기를 받아버려서 기지 내 정전사태가 벌어졌지. 그 때문에 군사재판에 회부되는 것이 아닐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구치소에 갇혀 있었지. 다행히 나이가 어린 놈이라는 이유로 풀러나게 되었단다. 갈수록 법은 엄격해질테니, 내 자식에게 매를 아끼면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겠다고 그 때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게 뭔 헛소리야! 동생의 술주정은 양반이잖아?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것은 ㅂㄱㅎ 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집안의 평범한 가장도 저지르는 것이다. 화가 난 가족들은 혁명을 일으켜 가장을 쫓아냈고, 용돈은 십원까지 얄짤없이 압류한 결과, 독재자는 3주만에 항복했다.
 
그래도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모양인지, 아들에게 매를 아끼면 안된다는 헛소리를 지껄인다. 또 쫓겨나 보실래요?라고 말하면 조용히 입을 다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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