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15년 한국배구연맹 통합워크샵에 참석한 김세진 감독은 "시몬이 수술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향인 쿠바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몬은 다음달 말 한국으로 들어와 무릎 건염 수술을 받는다. 2015~2016시즌 초반까지 재활에 매달려야 할 전망이다.
시몬은 2014~2015시즌 OK저축은행으로 영입되기 전 이탈리아 팔라볼로 피아첸차에서 뛸 때부터 무릎 부상을 안고 있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이 사실을 알고도 시몬을 영입했다.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정규리그 34경기에서 총 득점 2위(1043점), 공격 성공률 3위(55.38%)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 미들 블로커란 평가는 거짓이 아니었다. 속공 부문 1위(71.90%)를 차지했다. 블로킹 부문에서도 2위(세트당 0.742개)에 랭크됐다. 서브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위(세트당 0.568개)에 올랐다. 개인 기량은 나무랄데 없었다.
시몬의 괴력은 포스트시즌에서 증명됐다. 정규리그에서 버텨온 아픈 무릎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팀을 위해 참았다. 팀 의무진은 진통주사를 권했지만, 시몬은 거절했다. 통증을 잊고 경기를 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도 몸이 재산인 시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시몬은 부상을 기술과 풍부한 경험으로 극복했다. 결국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놓은 시몬은 '1강'으로 평가받았던 삼성화재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송명근 송희채 이민규 등 국내 선수들도 돋보였지만, 시몬의 활약을 빼고 우승을 논할 수는 없었다.
김 감독이 시몬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것은 기량 뿐만이 아니었다. 인성이었다. 시몬은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 편차가 컸던 젊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아줬다.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던 시몬은 젊은 선수들에게 교과서나 다름없었다. 시몬은 젊은 감독이라도 깍듯하게 대했다. 경기가 끝나면 김 감독에게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하는 예의범절도 갖췄다. 이런 인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던 김 감독은 시몬을 주장으로 임명하려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었다. 시몬은 성숙한 인격을 지난 사람을 뜻하는 '된놈'이기도 했다.
이런 시몬이 내년 시즌 뛰지 못하게 되자 OK저축은행은 발빠르게 대체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했다. 브라질 출신의 2m17 왼손잡이 공격수다. 김 감독은 "1992년생이다. 육성형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했다. 시몬이 재활 이후 돌아갈 경우도 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몬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고 하면 대체 외국인 공격수를 임대할 복안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