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전창진 감독도 승부조작 혐의 충격KBL “26일 긴급회의 대책 강구”… 자정노력 2년 만에 물거품 위기 “이제 조금 잊혀질 만했는데….”
한국농구연맹(KBL) 고위 관계자는 긴 한숨을 쉬었다. “아직은 정확한 사실 파악이 되지 않았다.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한다”고 했지만 경찰은 25일 밤 프로농구 KGC 전창진 감독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도 보도를 보고 알았다. 연휴 기간에 감독은 훈련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혐의가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프로농구계는 이미 발칵 뒤집혔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스타 사령탑인 전 감독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 3월 불법 스포츠토토 브로커들로부터 4700만 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2013년 8월 법원에서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47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종목 지도자 가운데 승부조작 혐의로 실형을 받은 건 강 전 감독이 처음이라 당시 프로농구계의 충격은 대단했다. KBL은 2013년 3월 강 전 감독이 구속된 직후 당시 한선교 총재가 “1997년 출범 이후 최대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관용의 원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대국민 사과성명까지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 KBL의 자정 노력은 2년 만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KBL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돈을 위해 불법을 감행하는 감독의 승부조작은 막을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선수들에게 “대충 하라”고 말할 필요도 없다. 휴식을 핑계로 잘하는 선수 한두 명을 몇 분만 쉬게 해도 금세 경기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 감독 역시 3, 4쿼터에 후보 선수들을 넣는 방법으로 해당 경기에서 예상과 달리 10점 차 이상으로 크게 졌고 그 대가로 2배 가까운 고배당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선수 교체는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기에 제아무리 전문가라도 경기 상황만 보고 승부조작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는 없다. 대가가 개입됐는지만이 승부조작을 입증하는 기준이다.
KBL은 “26일 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겠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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