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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짧고 소소한 꿈 얘기
게시물ID : panic_948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린님
추천 : 16
조회수 : 128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08/16 16:18:43


안녕하세욤^^
글은 올려놓고 오늘에야 댓글을 확인했습니다ㅠㅠ

답글을 못달아서 먼저 인사부터~~
쓰신 댓글에 답글이 안 달렸어도 섭섭해 하시지 말아주세요~
세번 네번씩 반복해서 읽으며 감사해했답니다ㅠㅠ







10년 전 20대 중후반일 때

부산에 절은 허름하지만 주지스님이 대단하시다고 하셔서 엄마 손에 끌려 한 2년 다녔었네요.

다녔다고 해도 자주 가면 두어 달에 한번?

첫 날 갔을 때 절의 기운을 받아야한다고 엄마가 저보고 자고 오라시네요 ㅠ

절이 그냥 골목골목 안쪽 오래된 가정집처럼 생기고 

구석탱이라 좀 무서웠지만 엄마가 차를 가지고 사라지시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잤는데 그 때 꾼 꿈이야기입니다.





절 마당에서 (아주 작고 시멘트로 깔린 마당) 서 있는데 

왠  검은 줄무늬의 오소리 새끼 두 마리가 나타나더니 저를 좋다고 쫒아다니네요.

이리가도 따라다니고 완전 내가 자기 어미로 착각하는듯.

나도 넘 귀여워서 강생이 마냥 온 마당을 뛰어다니고 있는데 

딱 얼굴 부분만 화면이 잘리고 목 아래로 흰옷을 입은 남자분이 반짝 반짝 거리며 나타나더니 하는 말씀이.

"얘들이 너를 참 잘 따르네."


그러고는 얘들을 우악스럽게 한 손으로 덥썩 잡더니 

마당 한켠에 있는 수돗가로 데리고 가서 하얀 거품이 덮히게

 비누칠 하고 호스로 애들 얼굴에 물을 쏘는게 아니겠습니까! 으허헝(애들이 고통스러워함ㅠㅠ)  


-애들이 숨을 못쉬고 괴로워하잖아요!  왜그러세요ㅠㅠ

막 소리지르고 말리는데도 마냥 싱긋 웃으며 꿈쩍도 안하시더라구요.

그거보고 기겁하다 장면이 휙 바뀌더니 절에 뭔놈의  시커먼 고양이가 그리 많은건지

제가 그것들에게 하염없이 쫒기고 있더라구요.



그러다 담장에 검은 우산이 세워진 어느 집 근처로 가는데 

시커먼 치마를 입은 여자가 아주 작은 항아리가 가득한 바구니를 들고 나오기에 

가차없이 뺏어서 제 뒤를 쫒아오던 것들 앞에 내리꽂아 던지고

항아리가 다 깨지고~~ 또 그 소리에  화면이 절 마당으로 바뀌고~~(뭔 꿈이 길기도 길고 끝이 없어. . ㅠㅠ)


그러다 드디어 보스가 등장했습니다. 두둥!

제가 타고 다녀도 될 정도로 큰.  아주 큰 검은색 고양이과 뭐시기가 

절 마당에 버티고 섰는데 딱 보니 이것이 법당  들어가려고 하는겁니다.

그리고는 제게 무슨 혜광심어로 말하듯 "너는 문이다." 라고 하네요.

그 문문 할 때 문이란 한자가 머릿속에 팍~뜨더라구요.


암튼 부처님 모신 곳에 저런게 들어가면 안되는데 하고 

혼자 이걸 우쩌지 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데,


법당 안 입구에 반짝거리는 하얀 몸에,  

덩치도 망아지 크기의 새하얀 꼬리가 두갠가 세갠가 달린 여우가 땋!  나타나더니

털을 곧추세우고 이를 들어내며 그 시커먼거랑 마주보고 한참을 대치하며 못들어오게 하더라구요.


결국 시커먼 고양이가 기운에 눌려서 뒤돌아 나가고 새하얀 여우의 승리!

(난 그와중에 그 여우보고 오오~ 생긴게 완전 셋쇼마루님!  이러고 있. .;;)




진짜 길고도 긴 꿈을 꾸고  일어나니 머리가 멍해서 한참이나 꿈정리를 하고서 벌떡 일어났네요.


스님께 꿈 얘길하니 팔십 평생 살면서 이리 꿈을 기똥차게 꾸는 애는 첨 봤다고 하시네요. ㄷㄷㄷ

이야기인즉,  그절이 원래 가정집인데 아주 그냥 귀신터랍니다.

기가 너무 쎄서 사람이 버텨내질 못해서 스님이 절로 지어서 그 기운을 눌리고 계신거라네요.

스님도 밤에 법당에 앉아 기도하고 계시면 귀신들이 법당에 들어오려고 하고

스님 머리를 막 만지고 그런다네요 헐

가끔은 기도하다가 그 기운에 눌려서 졸도도 심심찮게 하신다고. . 




그리고  진짜 거기가 귀신터라 느낀게 뭐냐면

엄마가 워낙 미신을 믿다보니 음력 1월 1일 되기 전, 

 그니까 12월 31일 밤 11시부터 날이 바뀌는 12시까지 절 법당에서 보내는게 좋다고 자주 그렇게 하십니다.

그 해도 어김없이 절에 가서 담요 덮고 벌벌 떨어가며 있는데 그 날따라 넘 졸려서 졸고 있었드랬죠.

근데 그 짧은 시간에도 나타나는 너란 꿈!♥


꿈 속에 저도 법당서 열심히 졸고 있는데 옆에 벽에 짠~하고 문이 나타나더니 

시커먼 옷을 입은 머리긴 여자가 (그냥 딱 보고 아,저거 귀신! 이랬다능) 제 앞을 지나가면서 

기도 안하고 뭐하니? 꺄르륵~(개그맨 수지버젼) 거리면서 친절하게도 깨워주더라구요. ㅡㅅㅡ

놀래서 그 덕에 깨긴했지만 

그 뒤로는 절도 귀신이 드글드글하다는 큰 깨달음을 얻고선 

엄마한테 다시는 새해 전 날 절에서 날새는 짓은 안한다고 선언했죠.





꿈이 워낙 길어서 짧고 소소하지가 않네요ㅠㅜ

그럼 2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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