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3월, 겨울왕국에 꽂힘. 겨울왕국갤 + 설국열차갤에서 놀며 평소 취미로 즐기던 그림을 다시 시작함.
더불어 이 때 백합에 눈 뜸.. Ah...
그림을 계속 그리는데 뭔가 예뻐지지는 않고, 그래서 사물이나 사진, 색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
그 결과가 이거. 사람 몸뚱아리 생김새, 손 등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다른 사람의 그림들을 보며 '아, 이런 건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하며 눈대중으로
배우다가, 그걸 기어이 써먹어보고 싶어서 그림. 징크스라고 그렸지만 생긴건 징크스가 아님. 심지어 이거 그리는데 이틀인가 소모한 걸로 기억.
이러면서 선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빠르게 그리고 싶어도 왜 실력이 없으면 빠르게 그릴 수 없는지에 대해서도 깨달음. 알기 전엔 빠르게 움직여선
안되는 거였음을 알게 됨.
그래서 진득하니 시간을 들이면서 그리게 된 게 이것. 물론 이런 멋진 구도를 내 머릿속에서 뽑는 건 불가능했으므로, 좀 더 공을 들인 트레이싱.
그런 중간중간 이런 일러스트같은 것도 그려보고 싶어서 도전. 하지만 하나같이 엉성한 그림들만 생산.
적잖이 짜증이 났으므로 이런걸 보면서
이런걸 다시 그리게 됨. 컬러링을 해봐야 별 좋아보일 게 없으므로 계속 흑백으로만 그림. 그나마도 인체에 대한 것은 발전이 없음.
이 즈음이 14년 연말 즈음.
그림 실력이 그닥 늘지 않는 것은 이미 포기. 하다보면 늘겠지 하는 생각에 잠시간 그림에는 손을 놓고 사물을 관찰하는 것에 주력.
별 거 없음. 그냥 볼 때 한 번 더 눈여겨보는 것 정도. 만화를 볼 때도, 글을 읽을 때도, 아 이런 장면에서는 이렇게 되는구나. 이런 묘사라면
이런 모양새로 보는게 더 좋겠구나 하며 머리에서 이미지 구상만 반복.
15년 1월. 생일이었음. 생일 축하받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성에게 한번쯤 축하는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녀성을 그려넣고 거따가
생일 자축문구를 그려넣음. 뭔가 구도나 생김새가 맘에 들었음.
1월 중순, 레진코믹스에서 여자 제갈량을 봄. 대번에 꽂힘.
은근한 백합요소가 작년 3월 경 백합에 눈을 뜬 본인에게 더할나위 없는 매력을 어필함.
그 중 마음에 든 캐릭터, 곽가.
그래서 곽가 연성함. 이런 식으로 그림자와 하이라이트로 옷주름 등을 표현하는데, 이게 선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손에 맞음을 발견.
오, 이런게 나도 되는구나 싶어서 좀 더 자세한 디테일의 그림에 도전.
이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으나, 생전 처음 해보는 질감표현, 색감표현 등에 질려 3일 그리고 포기. 옷주름은 그냥 선을 긋기만 하면 되는 거였는데, 우라질 쇳덩어리들은 그게 아니었음. 저 장갑 노란색 철덩어리 그리는 데에만 하루를 소모함. 일단 색감도 어마어마하게 뽑기가 어려웠음. 뭔가 그려진 건 좋은데 너무 시간이 오래걸려서 포기.
덕분에 시간이 그나마 덜 걸리는 천조가리들을 그리며 '여자 제갈량' 팬아트 그리기나 하며 놀기 시작.
여자 제갈량 만화를 재탕에 삼탕까지 하다보니 '이런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하는 삘이 확 꽂힘.
그래서 그림. 시작은 뭔가 좀 더 야릇한 분위기를 풍겨주길 바랬는데, 저 허연 옷 입은 순욱의 손이나 표정 등이 너무 뭉개져서 제대로 표현이 안되는 바람에 뭔가 뭉뚱그려진 그림이 됨.
빡침.
그냥 한 사람이나 제대로 그려보자고 생각.
하지만 그도 여의치 않음. 모르는 포즈는 내가 창작해낼 수 없는 것이었음. 안그래도 어설픈 인체가 속절없이 망가지기 시작.
망가진 그림 회복도 불가능하고, 내가 이걸 그려서 돈을 받을 것도 아니므로 다시 그릴 생각 없이 그냥 회색과 검은색으로 덮어 마무리.
하지만 2차창작을 향한 본인의 욕망은 사그러들 줄 몰랐고
'포즈를 참고하여 다시 그려보고 싶다'는 일념 하에
얼마 전 스타킹에까지 나와서 개쩌는 몸매를 자랑해준 유승옥씨의 사진을 참고하며 곽가를 연성함.
얼굴이 진격의 우익 캐릭터처럼 생겨먹은 이유는, '얼굴 부위는 이렇게 갈라져서 빛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소고기 도축하는 것 마냥 부위별로 갈라본 것. 저걸 토대로 색칠하고 싶었으나 꿈은 산산이 부숴짐. 색칠 개어려움.
게다가 얼굴 표현하다가 망가짐.
그 결과가 이것. 입이 올라가버리고 미간이 어정쩡, 코는 성형실패 후 무너져내린 듯 변하고, 뭔가 표현하고 싶었던 당찬 표정은 오간데 없는
안면근육 마비가 온 것 같은 모양새 완성. 게다가 셔츠를 입혀놓고 싶었던 상의는 질감표현과 옷주름 표현에 실패. 망함.
분개함.
이 때 눈알과 입술이 어떻게 생겨먹는지에 대해서 어렴풋한 느낌이 생김.
이 과정을 거치고 배운 것을 토대로 절치부심하여 현재 그리고 있는 그림이
이것. 올려놓고 보니 곽가 왼쪽다리 근육략 개쩜. 발목 사라짐. 수정 후 채색 재도전 예정.
하여튼 그림 그려놓고 안빡친 적이 한 번도 없음.
아직도 빛의 색변화에 따른 전체적인 색의 양상을 알 길이 없음.
빡침.
그래도 찾다 보면 나올거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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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