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遷都 이후
곽종희
삶의 소리 묻은 공간 비바람에 흔들린다
발 뻗은 몇 줌 땅도 요람은 되지 못해
뿌리째 옮겨진 채로 나목으로 앉은 자리
무람없는 칼바람에 환상통이 도져 와도
쉼표 없이 드리우는 부단한 생의 그늘
오래된 연대기 읽듯 들레는 까치소리
도시 한 켠 해감하며 언젠가는 돌아갈까
잘려진 가지 사이 연두 빛 꿈이 틀 때
그래도
햇살을 모아 나이테를 늘려본다
※ 충남 보은군 수한면 어느 마을의 200년된
보호수가 마을앞 도로 확장으로
도시의 어느 아파트에 이식 되었다.
고향 떠나 도시에 뿌리박은 우리네나 저 나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