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더파이팅을 너무 많이 봐서 현실의 권투가 재미없는건줄 알았다.
다들 명경기라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정도면 진짜 재미없는게 맞는 것 같다.
파퀴아오가 막 스리슬쩍 주먹 피할때는
'와 권투선수들 동체시력 쩐다는데 저게 그런거구나' 하면서 신기하긴 했는데,
'과연 이게 세기의 명경기라고 불릴만한가?' 라는 의문과 동시에 '이걸 암표를... 전세금만큼 주고 산다고?' 라는 말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오유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시끌시끌했고 tv에서도 연일, 사람들 사이에서도 연일 권투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기에 내심 회심의 카운터라던가
뭐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일어서는 처절한 두 복서의 싸움을 기대했던것도 사실이다.
가젤펀치 이런거야 뭐 안나오는게 당연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시니컬하게 경기를 결론지었던 부분은,
11라운드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 두 선수가 서로 끌어안고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부분이였다.
물론 서로 회피만숙찍고 피하느라 고생한 노고야 인정은 하겠다만,
'상대적으로 저렇게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할만한' 그런 상황은 아니였다는거다.
만일에 두 선수가 굉장히 멋진 주먹다짐과 결의에 찬 싸움을 보여줬다면야 보는 나도 박수를 쳤겠지만
마치 짜여진 각본에 의한,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서로 끌어안아주는게 예의임 ㅇㅇ 하는 느낌의 포옹은
어쩐지 보기 거북했던것이 사실이다.
뭐, 그런 정도의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기를 높이 살 만한 여지 하나정도는 남아있다.
아무튼 그들은 그런 자리에 올라오기까지 많은 고생을 했겠다는 것이다.
그날 경기가 비록 굉장히 웃겼을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