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이었나,아버지의 영향으로 메이웨더를 알게 되었습니다.
초창기의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너무나도 멋져보였어요.
70년대의 티비에서,만화책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상대방을 가지고 노는 수준의 동체시력은 굉장했습니다.
남들은 더럽다 해도 전 그것도 복싱의 일부라 보았고,그래서 그의 팬질을 시작했죠.
어제의 메이웨더는 강했습니다.어제 경기는 대중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명백한 메이웨더의 승리였어요.
그게 복싱이예요.부정할수 없습니다.반칙이 아니예요.현 세계 최고의 클라스이고,팩맨도 무너뜨리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 방법이 너무나도 <치졸>했습니다.왕좌에 오른 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어요.말그대로 더티복싱이었어요.
축구로 예를 들어봅시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서,전 역사의 축구 전설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단 한번의 슈퍼스타 매치를 벌이기로 했어요.
크루이프,바티스투타,펠레,마라도나,야신,호나우두등 각종 전설들이 사람들의 기대를 받으며 한곳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이 서로 지기 싫어서 양팀 모두 수비만 8명을 깔아놓고 시작하네요?
마라도나는 심판몰래 손으로 공을 집어던지고,펠레는 마라도나의 정강이에 사커킥을 시전합니다.
바티스투타는 어깨만 스쳤는데 바닥에 나뒹구며 침대축구를 시전하네요.
이러면 보는 사람입장에서는
"아!그래도 이런 매치가 어디있나!저런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걸 본 것 만으로도 영광이고 눈호강했다!"
이러실겁니까?열이 뻗쳐요?안뻗쳐요?
지나가던 사람이 차범근을 보고
"아!저 한물간 노땅스타?축구 잘했다던데 구라아니야ㅉㅉ?"
라고 말한다면 차범근은 그 자리에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재롱부리듯이 그사람앞에서
볼 트레핑을하고 마르세이유턴을 보여주고 라보나킥으로 농구골대에 공을 넣는 묘기행진을 하여야 했을까요?
아닙니다.
차범근은 가만히 있어도 차범근이예요.굳이 길에서 그런짓 안해도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수 있는 남자예요.
전세계가 그를 알아주는데 왜 굳이 그런짓까지 해야 합니까?
그런데 어제 메이웨더는 어땟습니까?
자신의 승리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로블로부터 시작해서 헤드락,클린치후 옆구리 치기까지...
너무나도 치졸했다 이말입니다.명예롭지 못했어요.그 자리에 있는 자가 보여줄 행동이 아니었어요.
굳이 그런 더러운 수단 동원하지 않아도 메이웨더는 자신이 세계최고라는걸,
자신이 바로 최강의 복서라는걸 증명할수 있었어요.전세계가 메이웨더를 아는데.
화끈하게 <난타전으로 가라는 말이 아닙니다>.자신의 복싱을 버리고 뭔가 눈요기를 보여달라고도 말하지 않았어요.
그냥,자신을 보여달라는,그 자리에 맞는 <자신의 평소 모습을 보여달라는 팬들의 바램>마저 씹어드셨습니다.
기존의 전적과 비교해도 역대 최고로 소극적이었고,지루했습니다.
설사,지더라도 아무도 그를 욕하지 않았을 겁니다.
안티팬마저 그를 칭송하고,팩맨을 칭송했을 거예요.
무패전적,중요하죠.그치만 무패의 전적이 깨지더라도 그의 명예에는 스크래치 하나 남지 않았을겁니다.
오히려 그의 어제 행동으로 기존의 쌓아올린 무패의 전적은 재평가되고,
오욕으로 뒤덮였을겁니다.
위에 축구 이야기처럼,이 경기는 복싱 역사상 전무후무한,전에도 없었고,앞으로도 절대 이뤄지지 않을 꿈의 드림매치였어요.
8체급 챔피언의 동양인 인파이터vs5체급 석권의 무패의 아웃복서.
복싱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마저 지켜보게 했던 그 월드급 매치에서까지 굳이 그런 비겁한 수단까지 동원해가며
이겨야 했습니까?그짓 안하면 정말정말 못 이길것 같애서,정말 절박해서 그런짓까지 했습니까?
정말 실망뿐인 경기였습니다.
----세줄요약----
메이웨더는 어제 너무나도 치졸하고 명예도 없이 행동했다
그 위대한 다시없을 빅매치에서
굳이 그런짓까지 동원해야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