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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장생의 여신, 서왕모
게시물ID : mystery_94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4
조회수 : 67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07/24 13: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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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화에서 가장 대표적인 여신이라면 단연 서왕모(西王母)를 들 수 있습니다. 

 

유명한 소설 서유기에서 서왕모는 3천 년마다 한 번 열리며 먹는 사람이 늙지 않고 오랫동안 살게 되는 복숭아인 반도(蟠桃)를 키우는데, 이 반도를 몽땅 따먹어버린 원숭이 요괴인 손오공은 서왕모의 노여움을 사서 하늘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 밖에 다른 중국의 고전 소설들에서 서왕모는 보통 중국 신들의 황제인 옥황상제의 부인으로 중국 여신들의 우두머리로 등장합니다.

 

서왕모2.jpg

 

 

이런 서왕모의 기원은 고대 중국의 문헌인 산해경(山海經)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산해경의 서산경(西山經)에 의하면, 서왕모는 호랑이의 이빨과 표범의 꼬리를 지녔으며 전염병과 죽음을 다스리는 무서운 여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옛날의 서왕모는 중국인들에게 자비로운 사랑의 여신이 아닌, 전염병을 퍼뜨려 인간을 죽게 하는 공포의 신으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춘추전국시대에 나온 소설인 목천자전(穆天子傳)에서 서왕모는 중원의 서쪽인 곤륜산에서 살고 있으며, 주나라(周)의 목왕(穆王)이 서쪽으로 여행을 왔을 때,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목왕을 정성껏 대접하였다고 언급되면서부터 이미지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즉, 춘추전국시대의 이후부터 서왕모는 전염병과 죽음의 여신이 아닌, 자비와 사랑의 여신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서왕모1.jpg

 

서왕모3.jpg

 

그리고 중국 동진 시대에 나온 문헌인 <박물지>에서 서왕모는 3천 년마다 한 번씩 열리고 먹는 사람에게 불로장생의 능력을 주는 복숭아인 반도를 기르는 여신으로 언급됩니다. 즉, 명나라 때에 나온 서유기에서 서왕모의 이미지는 이미 동진 시대부터 그 틀이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박물지에는 서왕모가 중국 전한의 황제인 한무제를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신비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한무제는 나이가 들자, 죽음을 두려워하다가 문득 ‘서왕모에게 내가 신선이 되어 죽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대로 했다가, 어느 날 하얀 사슴을 탄 신선이 무제를 찾아와서 “얼마 후면 중원 서쪽의 곤륜산에 계시는 서왕모께서 그대를 만나러 직접 오실 것이오. 그때, 그대가 바라는 소원을 말해보시오.”라고 말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7월 7일이 되자, 한무제를 찾아서 밤중에 자주색 구름을 탄 서왕모가 나타났습니다. 한무제는 무척 기뻐하여 서왕모에게 “저에게 불로장생의 비법을 알려주십시오.”라고 빌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서왕모는 자기 옷소매 속에서 복숭아 5개를 꺼내 한무제에게 주고는 먹도록 권유했습니다. 한무제가 그 복숭아를 먹어보니, 그 맛은 부드러우면서 달콤했는데, 여태까지 먹어본 어떤 과일들보다 더욱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무제는 “저한테 주신 이 복숭아들이 참으로 맛이 있어서, 씨를 궁궐의 정원에 심어두고는 복숭아 나무를 키워내서, 두고두고 챙겨서 먹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서왕모는 “이 복숭아는 3천 년에 한 번씩만 열매가 열립니다. 황제께서 그 때까지 사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무제에게 “욕심을 버리고 사치를 하지 마십시오. 그래야만 그대는 비로소 신선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알려준 후에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한무제는 70세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계속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며 탐욕을 부렸기 때문에 서왕모가 준 복숭아를 5개나 먹고도 소용이 없었던 것입니다.

 

<박물지>처럼 동진 시대의 사람인 갈홍(葛洪 283~343년)이 쓴 책인 침중서(枕中書)에서는 서왕모가 도교의 최고신인 원시천존(元始天尊)과 그의 아내인 태원성모(太元聖母)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며, 모든 여자 신선들을 다스린다고 기록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의 민담에서는 서왕모가 옥황상제와 결혼하여 7명의 딸들을 낳았고, 그녀들 중 막내딸이 어머니 몰래 인간 세상으로 떠나서 가난한 청년과 결혼했으나, 이 사실을 알고 화가 난 서왕모가 딸을 강제로 하늘로 끌고 갔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오늘날 중국인들은 서왕모를 왕모낭낭(王母娘娘)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여깁니다. 서유기 같은 인기 있는 소설들에서 보통 서왕모는 옥황상제의 아내로 등장하는데, 이는 옥황상제가 중국인들에게 가장 친근한 신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설정으로 서왕모 역시 그만큼 친숙한 신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출처 중국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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