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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철의 아시안컵 : Day 5] '주전 수비수' 없는 한국의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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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LHC소울
추천 : 0
조회수 : 77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1/14 11:34:26


기자 주 : ‘임형철의 아시안컵2015 호주 아시안컵이 진행되는 19일부터 31일까지 매일매일 작성되는 아시안컵 특집 칼럼입니다. 실시간 경기 소식과 대회에서 발생하는 이슈들, 다음날 있을 주요 경기들의 프리뷰까지 임형철의 아시안컵과 매일 함께하세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이광종 감독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대회를 무실점으로 마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상대 팀들보다 우세한 전력을 갖춘 대표팀이었다고 해도 토너먼트 대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당시 이광종 감독은 경기마다 대부분 똑같은 선발진을 들고 나왔다. 자연스레 출전하는 수비수들의 명단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이 안정적인 수비의 해답이 됐다.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으며,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주전 수비수 4명이 팀의 백포 수비를 책임졌기 때문에 경기마다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하며 상대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이렇듯 안정적인 수비진을 바탕으로 이광종호는 비록 공격진의 칼날이 무뎠던 경기라도 튼튼한 방패를 앞세워 경기의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았고, 절대 수비 밸런스를 잃지 않으며 끝내 결과까지 챙겼다.

    

토너먼트에서 안정적인 주전 수비수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동료와 코치진에게 신뢰를 주는 네 명의 수비수가 뒤에서 받쳐주면 자연스레 팀 전력의 안정감이 높아지고, 공격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설령 공격력이 좋지 않은 팀이라도 주전 수비수들의 꾸준한 기용을 바탕으로 끈끈한 수비를 펼친다면 토너먼트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도 가능하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이광종호, 2014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성남 FC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유한 팀이 토너먼트에서 어떠한 저력을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다.

    

(△ 토너먼트에서 안정적인 주전 수비수의 존재는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A대표팀은 이미 아시안컵 이전부터 제대로 자리를 잡은 주전 수비수가 없었다.)


주전 백포 라인의 고정적인 기용만이 해답은 아니다. 주전 수비수 한, 두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팀의 수비력은 향상될 수 있다. 팀원들의 신뢰를 받고, 수비를 이끌어줄 수 있는 주전 수비수의 존재는 그래서 중요하다. 주전 백포 라인의 형성 역시 주전 수비수의 존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전 수비수의 존재가 왜 중요한지는 반대의 경우를 생각하면 훨씬 이해가 빠르다. 백포 라인이 서로 조직적인 수비를 보여주지 못하고, 상대의 공격에 늘 휘둘리며 불안한 수비를 보여주는 와중에 그나마 제 역할을 해주는 주전 수비수까지 없다면 그 팀의 수비는 믿을 구석이 없다.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바로 이러한 위기에 처해있다.

    

오만전에 나선 대한민국 대표팀은 김창수 김주영 장현수 김진수의 라인으로 선발 수비진을 꾸렸다. 이후 김창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김주영과 장현수가 경기 중 잦은 실수를 범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 장현수 김영권 김진수로 쿠웨이트 전 선발 수비진에 변화를 가했다. 하지만 장현수와 김영권 또한 치명적인 실수를 반복했고, 김진수는 첫 경기에 이어 두 번째 경기에서도 잦은 실수를 범했다. 그나마 오른쪽 수비수로 나선 차두리가 팀 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도움까지 기록하는 등 걱정을 덜어줬지만, 나머지 3개의 자리에는 이렇다 할 주전 수비수가 없는 상황이다.

    

아시안컵 두 경기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대표팀의 수비는 심각했다. 기본적으로 백포 라인이 형성해야 하는 일직선의 라인이 시도 때도 없이 무너졌고, 크로스가 올라올 때는 자신이 마크해야 할 공격수를 찾지 못해 공격수를 놓아주는 경우도 상당했다. 또한, 상대 공격수가 공간으로 치고 들어올 때는 즉각적인 역할 분담을 이루지 못해 협력 수비도 없었다. 이 문제는 무실점으로 끝난 오만전과 쿠웨이트전에서 반복해서 드러났으며, 사실상 두 경기 무실점은 운이 따른 결과로밖에 볼 수 없다. 아직 우리보다 전력이 열세에 놓여 있는 오만과 쿠웨이트를 만났지만, 조별예선 3차전에서 만날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앞으로 토너먼트에서 만날 상대들을 예상하면 지금의 수비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아직 부상에서 회복 중인 곽태휘, 그는 과연 아시안컵 대표팀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중요한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이 수비진에 어떤 선발진을 꺼내 들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누가 나올지 모를 정도로 주전 경쟁이 쟁쟁해서가 아니다. 주전으로 믿고 내보낼 수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차두리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팀 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지만, 주 포지션이 측면 수비수인 터라 공격을 위해 올라가는 빈도가 잦다. 중앙 수비수 중에 동료들과 코치진의 신뢰를 받고 꾸준히 활약해주는 주전 수비수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써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아시안컵 우승을 꿈꾸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계획에 악재로 작용할 건 당연한 일이다.

    

아직 아시안컵에서 기용되지 않은 수비수는 곽태휘와 박주호, 김민우가 있다. 곽태휘는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고, 토너먼트 중 복귀한다 하더라도 이른 시간에 경기 감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주호는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됐지만, 자신의 주 포지션인 왼쪽 측면 수비수로는 아직 뛰어보지 못했다. 경쟁자인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굉장히 고전하고 있는 데다 박주호도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과는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의 측면 수비 기용을 바라는 여론이 많이 나오고 있다. 김민우도 왼쪽 풀백까지 소화가 가능한 멀티 자원이지만, 일단 박주호의 수비수 기용이 이루어지고 난 뒤 차선책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유야 어찌 됐건 현재 대표팀에게 당장 우려되는 건 수비. 수비만이라도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남은 토너먼트 일정을 무사히 치러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1) 쿠웨이트 vs 대한민국

    

전반 36, 오른쪽 측면을 지배한 차두리의 정확한 크로스를 남태희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이날 대한민국 대표팀은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을 발휘하며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후반 들어 잃을 게 없어진 쿠웨이트가 어떻게든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위해 극단적인 공격형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플레이가 말리기 시작했다. 쿠웨이트에 수차례 득점기회가 주어졌지만, 운이 작용한 탓인지 다행히 골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추가 골을 노린 공격진은 손흥민과 이청용의 부재를 절실히 느끼며 부정확한 호흡으로 유기적인 플레이를 해나가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10, 다행히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리로 종료됐지만, 3차전 호주전을 반드시 이기지 못하면 조 1위를 내주고 마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의 MVP는 쿠웨이트의 공격수 아지즈 마샨이 선정됐다. 진 팀의 골키퍼도 아닌 필드 플레이어가 MVP를 수상한 것은 그만큼 이긴 팀의 선수들이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는 뜻이 된다. 졸전을 펼친 쿠웨이트전이지만, 이후 경기에서 서서히 나은 조직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2) 호주 vs 오만

    

역시 호주는 강했다. 개최국의 이점까지 더해진 호주는 막강화력을 과시하며 오만의 백스리를 경기 내내 공략했다. 첫 골은 전반 26분에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사인스버리의 헤딩 패스를 받은 맷 맥케이가 오른발로 마무리를 짓고 첫 득점을 기록했다. 기세를 탄 호주는 3분 뒤, 로비 크루즈가 오른발로 골을 넣어 순식간에 20의 점수를 만들었다. 대회 이전까지 레버쿠젠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실전 감각과 사기가 우려됐던 로비 크루즈는 골을 넣으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또한, 미드필더 루온고는 그림 같은 패스로 로비 크루즈의 골을 도와 1도움을 추가했다.

    

이후 전반 47, 밀리건의 PK 골이 더해져 호주는 3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희망을 잃은 오만은 전의를 상실했고, 결국 레키의 그림 같은 아웃 프런트 패스를 받은 호주의 유리치까지 대회 첫 골을 기록해 40으로 승리를 거뒀다. 호주는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수비도 이날 경기에서는 1차전에 비해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고, 일부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서 빠진 상황에서도 대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더욱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제 호주의 다음 상대는 조 1위 자리를 두고 맞붙어야 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이다. 토너먼트를 앞둔 상황에서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줄 것으로 예상하지만,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로 올라서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호주가 더욱 유리하다.

    

    

[Day 6 경기 프리뷰]

    

(1) 북한 vs 사우디아라비아 (1/14(), 16:00)

    

1차전에서 각각 01 패를 당한 두 팀이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 패하는 팀은 8강 진출에 실패하기 때문에 두 팀 모두 마지막 힘을 발휘해 반드시 저력을 보여야 한다. 북한은 우즈베크와의 1차전에서 끈끈한 모습으로 상대를 어렵게 했지만, 장신의 스트라이커인 박광룡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위협적이지 못한 공격력을 보였다. 2차전인 사우디전에서는 반드시 박광룡을 중심으로 더 매서운 공격을 몰아치며 상대의 골문을 적극적으로 위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몰락한 명가사우디도 이제는 저력을 보여야 한다. 주전 공격수 알 샴라니가 부상으로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그 공백을 여실히 느낀 1차전이지만, 2차전에는 남은 자원들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더는 8강 진출의 꿈을 꿀 수 없다. 중국전에서는 하자지가 선제 PK를 얻어내 이길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PK를 스스로 실축하며 기회를 날렸고, 끝내 중국의 위 하이에게 프리킥 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2차전은 반드시 분위기를 반전해야 한다.

    

(△ 중국 대표팀의 8강 진출 가능성은...? 2차전이 정말 중요하다. / 사진 출처 : 인터풋볼)


(2) 중국 vs 우즈베키스탄 (1/14(), 18:00 MBC SPORTS+)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이 2차전에서 맞붙는다. 중국은 본래 8강 진출팀으로 예상된 팀은 아니었다. 그래서 2차전인 우즈베크와의 경기에서의 결과에 따라 8강 진출의 가능성이 정해질 수 있다. 마지막 상대가 복병 북한인 만큼, 강호 우즈베크와의 경기에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즈베크는 최전방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1차전에 기대만큼의 화력을 뽐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8강 진출의 여부를 3차전까지 끌고 갈 경우, 나이가 적지 않은 주전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안은 채로 토너먼트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최대한 2차전에서 확정을 짓는 편이 유리하다. 마침 2차전의 상대는 함께 1승을 기록한 경쟁팀 중국이다. 여기서 중국을 꺾으면 우즈베크의 8강 진출은 확정된다.(임형철 칼럼 / facebook.com/gudcjf758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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