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최전방 GOP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GOP는 간단하게 말해서 철책을 순찰하는 곳입니다. 북한군이 넘어왔나? 철책에 구멍이 뚫렸나? 수상한 소리는 들리지 않는가? 어둠에서 드문 드문 켜진 불빛에 의지해서 순찰을 돌면 목뒤가 으슬으슬해지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12시, 군용 워키토키, 96k에 이상한 전문이 흘러나왔습니다. [2XX 벙커 근처에 혹시 순찰도는 통사 있는지?] 철책 좌측을 순찰하러간 두명의 병사들의 목소리였죠. 우측에서 초소를 점령하고 있던 저희는 '아 순찰 나온 대대장? 중대장? 오늘 계획 없는데 이상하네.'하고 자기(초소에 있는 전화기 같은것)으로 상황실에 연락을 때렸습니다. "XX야 오늘 순찰자 없지 않냐?" "네 금일은 순찰자 없습니다." '아 순찰간부가 장난치나 보네.' [좌선에 있는 통사 등장 바람] [AAA 등장 1XX초소 점령 중이라고 알림] [RRR(순찰간부) RRR 현재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 [RRR은 우선 순찰 중이라고 알림] 그리고 발소리가 들립니다. 제 '오른쪽'에서 순찰간부가 계단을 내려오더군요. ......허 미친? 순찰간부는 바로 좌선, 2XX벙커쪽으로 달려갔습니다. 혹시 몰라서 조정간을 점사로 바꾸고 기다리자 무전이 날라왔습니다. [여기는 RRR, 아무 이상 없으니 계속해서 순찰 할 것. 이상]
후에 근무가 끝나고 그 ㅁ중위한테 사건의 경위를 들었습니다. ㅂ상병이 거수자 2명이 나란히 필살로를 걸러 올라오는 것을 순찰 중에 발견했다. 후임을 시켜 수하를 대자 거수자 2명을 2XX벙커 앞의 수풀로 사라졌다. 문제는 그 수풀이 사람 1명 들어가기 힘든, 발목까지 오는 작은 수풀이라는 것이랍니다. 게다가 거수자 2명이 나란히 서있었다는데 필살로는 한명이 지나가기도 힘든 , 좁은 계단이고 계단 옆은 가파른 경사에 높이 차이가 60cm가 넘어, 즉 나란히 서러면 왼쪽에 있는 사람의 키가 230이 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키 230과 키 170 정도의 총으로 무장한 (이 것도 수상한게 총열이 매우 길었다고 합니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M1은 총열이 매우 길죠) 거수자가 아무것도 없는 수풀로 사라졌다. 게다가 ㅂ상병이 야간투시경으로 얼굴을 살펴봤는데 검은색으로 흐릿해서 확인을 할 수 없었답니다. 그쪽 2XX벙커에는 워낙 흉흉한 소문이 들었으나 (예전에 오전 근무에서 2XX벙커 근처에서 웃음, 떠드는 소리가 나 ㅇ상병이 조정간을 연발로 돌리고 수색을 한 적도 있답니다. 옆 소초에 근무하는 초병이 2XX벙커 근처에서 잡담하지 마라 여기까지 들리게 떠들면 어떻게 하냐. 저희 그 시간에 2XX벙커 근처에 있던 초병들은 한명도 없습니다. 2XY 초소에서 2XX벙커 쪽을 감시하는데 너구리 한 마리 보이지 않습니다.이런 사건, 크레모아 결합 중에 누가 뒤에서 부르길래 다해간다고 대답하고 누가 물어봤는지 뒤 돌아보려고하는데 순찰조가 이제 막 계단에서 내려오기 시작한 것 등등) 직접 체험 한 것은 처음이라 식은땀이 났다고 합니다.
ㅊ중사 말로는 그 쪽에 귀신 2명이 사람을 가지고 논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