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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었지만 제가 개발자로 전향할 수 있을까요?
게시물ID : it_26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CV
추천 : 1
조회수 : 234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5/01/11 19:48:46
안녕하세요.
올해를 맞아 서른 중반에 가까이 접어든 남자 입니다.
현재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게임 퍼블리싱 회사에 재직 중이고, 직군은 서비스 운영 쪽에 속해있습니다.
요새 가끔씩 개발자로 노선을 전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고민이 들곤 하는데요.
문제는 제가 이공계열과는 아예 거리가 먼 인문대학을 다녔고 그마저도 개인사정으로 인해 중퇴했습니다.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지식은 당연히 전무한 수준이고요..
그래서 이 정도의 문외한인 제가 과연 개발자로 전향을 할 수 있을지, 전향하게 된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얼마만큼의 돈과 시간이 필요한지도 궁금합니다. 이 부분은 가능하면 최소의 시간과 비용으로 해결이 가능했으면 하지만...
힘들다면 정 어쩔 수 없는거고, 가장 중요한건 제 노력여하에 달렸다는 것도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제가 위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된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는 현재 제가 속한 직군에 대한
큰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운영 직군으로서 여러 게임회사를 전전하며 경력을 쌓아왔지만
업무능력 자체의 향상이라든가, 페이로 보나 나아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걸 체감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보통 여타 개발자 분들께서 우리 쪽 대우 정말 시망이고,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페이도 정말 형편없다고
하소연하시는 말들을 게임회사에서 근무하는 저로서도 많이 들어왔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존중합니다.
허나, 제가 있는 운영 쪽은 말그대로 대우가 그토록 형편없다는 개발쪽과도 비할 바도 안될 정도로 처참한 수준 입니다.
이 직군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과반수 이상이 파견도급 아니면 계약직 등의 비정규직으로 시작할 뿐더러
초봉은 보통 1200 ~ 1400 정도..정말 죽지 않을 정도로만 던져줍니다. 저도 똑같은 형편으로 아둥바둥 시작했고
6년 가까운 경력을 쌓았어도 지금 페이는 2500이 채 안되는 수준 입니다.
 
또한, 지금 다니는 회사의 경우를 예로 들면 운영 직군에 대한 권한은 사실 아예 없는 수준이고
늘 외부 개발사와 자사 사업부서의 소위 갑질에 이리저리 휘둘려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을 늘상 겪고 삽니다.
재작년부터 잘 나가던 회사가 매출에 크게 타격을 받아 경영진 쪽에서 부랴부랴 필요해서 운영조직을 데려와놓고는
정작 그런 갑질을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게 한다던가, 아니면 막말로 똑같이 갑질을 할 수 있는 칼자루를
아무 것도 쥐어주지 않아 늘 여기저기에서 얻어터지고 다니고 있는 꼴 입니다.
게임개발에 대해서 전혀 문외한인 제가 봐도 게임 그 자체가 온통 버그덩어리인 게임들만 주워와서는
고객 떨어지고 매출 떨어지는 당연한 수순을 밟고 있음에도 운영부서부터 족치는 회사도 정말 개같고..
하나같이 실력도 없으면서 여기저기서 터지는 버그오류 신고에 대해 구현해보고 리포트로 상황을 알려줘도 적극적이긴 커녕
도리어 큰 소리치며 지지부진한 주제에, 런칭한지 1년이 훨씬 넘은 게임의 버그도 만든 자기들조차 원인을 몰라 픽스도 못하는 개발사들도 X같고,
우리와 그 어떤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정신나간 과금정책 들고 와서는
막무가내로 서비스 시작하며 막상 유저들한테 욕바가지로 쳐먹고 매출 지지부진하면 경영진에 우리탓부터 하는 ㅆㅂ스런 사업부서까지..
현 상황은 그냥 의욕이고 성취감이고 뭐고 이젠 완전히 밑바닥인 상태 입니다.
이젠 내가 이 일을 계속 하는 것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 뿐이네요..
 
어쩌다보니 제가 의도한 바와 달리 하소연만 주구장창 늘어놓았네요..ㅎㅎ 그만큼 현 상황이 답답해서 그렇긴 하지만
아무튼 요점은 제 현 위치에서 개발자로 전향해 나가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 혹시라도 가능하다면 어느정도 돈과 시간이 소모되며
또한 속성으로라도 공부를 할 수 있는 과정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개발이라는 직군이 정말 만만치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밤낮없이 빡센 코딩과 디버깅 작업에 시달리며 많은 고생을 하고 계신다는거
저도 충분히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위에 얘기한 갑질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으로 내가 노력하고 일군만큼의 대우와
내 손으로 뭔가를 이뤄냈다는 성취감, 보람을 느껴보며 살고 싶습니다.
 
의도치 않게 길어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소리든 쓴소리든 개발직군에 계신 혹은 계셨던 분들의 조언을 좀 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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