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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지와 차에 대한 추억(딱 10개만 써봄)
게시물ID : car_942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학력변태
추천 : 11
조회수 : 101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7/04/27 15:07:40
1. 아버진 내가 태어날때 부터 택시 하심. 지금도 하심.
사진속에 차는 포니 였고 내 처음 기억도 포니2 였었음.
첫 택시할때 에어컨이란게 없어서 100만원 돈을 들여 에어컨을 싸제로 달았다고 함.
실내는 엄청 시끄러웠다고 함. 허나 엄청 시원했다고 하심.
 
2. 택시다 보니 사업자 이외의 사람이 몰면 안됨. 가족보험도 안됨. 간혹 친구들 보면 아버지 음주 했다고 대리로 운전하는 애들이 있는데 울아버진 술도 안마심. 차는 몰아보고 싶고 그렇다고 몰래 가지고 나갔다가는 동네가 작아서 아버지 직장 동료분들한테 콜 들어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
 
3. 정확하게 88년도임.
미취학아동인 나는 아버지께서 기어를 바꿀때마다 신기해서 내가 해보겠다고 했음. 아버지께서 반대를 하다 차가 없는 구간에서 허락함.
보조석에 앉아서 아버지가 1단, 2단 이렇게 말하면 내가 기어를 넣었었음.
그게 반복이 되다보니 나중에 엔진의 소리만 듣고 "아빠 출발, 아빠 2단, 아빠 3단... 이랬음" 정말 옆에서 아들새끼가 시끄러웠을것임.
지금 생각하면 해선 안될 짓이지만 당시 우리동네는 차 구경 자체가 쉽지 않았음.
 
4. 항상 드라이브임.
아버진 어릴때 항상 어디로 많이 대리고 다니셨음. 보통 타 지역에 능이나 동굴, 오죽헌 뭐 이런곳에 많이도 다님.
보조석에 타면서 사람도 지나가고 차도 지나가고 마냥 신났음.
핸들커버만 쥐고 우회전, 좌회전, 나홀로 있지도 않은 기어도 넣고 나홀로 클러치, 브레이크, 악셀을 밟음.
입으로 우웅~~~부우웅~~~~끼이익~ 항상 어딜 갔다오면 입만 아픔. 특히 입술
 
5. 주말과 아버지 쉬는 날이 겹치면 항상 집앞에서 자동차 수리를 했었음.(한달에 적어도 1번, 많으면 2~3번)
참고로 아버진 택시 하시기 전에 차량정비쪽에서 일하심. 정비1급 자격증인데 이거 때문에 전쟁나면 차량수리로 빠진다고 동네반장님이 그러셨음.
이상이 없어도 항상 문제 없나 확인 함. 어릴땐 그냥 브레이크 밟고 다마가 나갔나 이런거 확인만 해드렸는데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나를 보니 간단한 정비는 기본과 동시에 클러치란 개념이 잡힘. 오줌싸고 부르르 떨때 그 느낌과 비슷한 그때 그것은 아직도 몸이 기억함.
그리고 첫 후까시를 넣어 보라고 했을때 무서운것도 없었고 마냥 신기했었음. 1번 더? 1번 더? 이걸 계속 외쳤던 기억만 ㅋㅋㅋ
 
6. 운전 가능한 나이가 되었음. 엄마차를 가족보험으로 돌리고 나도 보험적용 되게 하고 아버지와 첫 도로주행을 나감. 끝까지 아버지 차는 허락 안하심.
엄마차 보다 아빠차가 더 크고 잘나가는데 말임.
동네를 여기저기 골목길 터미널 이렇게 돌았는데 한번도 안혼났음. 그냥 조금 느리다...이정도가 끝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음.
우선 내 지역이고 자전거로 수십번 수백번을 다닌 곳인데 어디서 뭐가 튀어 나오는지는 알고 있음. 게다가 오토...
또한 위 4번과 5번 사항을 10년 가깝게 해봤다고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옴. 나도 모르게 몸에 배어 있던 거였음.
 
7. 아버진 무조건 현대임. 기아도 아니고 현대임.
택시를 하다보니 차량 고장 시 부품수급이 빠르면서 수리까지 빠른데 거기다가 AS센터가 많은 브랜드를 골라야 하는 입장임.
정비소에서 최소한의 시간으로 수리가 되어 나와야 이익이라는 거임. 즉 현대 말고는 답이 없다고 하심.
기아를 딱 한번 사신적이 있었음. 캐피탈임. 이 차가 잔고장도 잔고장인데 한번 들어가면 늦게 나온다고 투덜한 기억이 몇번 있음.
지금은 현대기아가 합쳤지만 이미 그때부터 인식은 현대! 신기한건 말썽없이 잔고장도 없이 잘 굴러가는게 신기. 정비만큼은 확실해서 그럴지도.
차량 바꾸실때마다 급발진...항상 말씀드리는데 수동만 모니깐 걱정 말라고 방어치심.
 
8. 차량을 바꿀때 난 항상 두근두근 했었음.
캐피탈과 콩코드, ef소나타와 SM520 이렇게 카달로그 들고 오실때 마다 설렘. 결국 소나타가 좋다며 그 뒤로 계속 소나타만 삼.
이번 lf는 이전부터 거래하던 딜러한테 전화 해서 수동으로 색깔 상관 없으니 모래까지 가지고 와...전화 후 3일만에 택시로 올셋팅되어 들어옴.
수동이다 보니 옵션은 똥임. 중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준중형 내차 보다 터무니 없이 쌈.
포니는 기억이 안나는데 케피탈은 누적주행거리가 58만이 조금 넘었었는데 그 뒤로 차 팔때 보니 점점 누적거리가 줄어듬. 아버지...감사합니다.
그렇게 오래타고 페차 시키려고 하면 항상 매번 어디선가 차를 구매 하겠다고 나타남.
ef소나타 거진 50만 정도 탄걸 100만원에 사가겠다는거 안에 에어컨 망가지고 뭐 망가졌으니 80만원에 가지고 가라고 하심.
 
9. 군대 갔다오고 나서 수동차량을 몰 일이 있었음. 생각해보니 수동은 위에서 처럼 시뮬레이션 한게 전부고 면허증 딸때 그 일주일이 전부임.
아! 잘 할 수 있을까? 헌데 꼭 1~2번은 꼭 꺼먹음. (지금도 디젤 아니면 꺼먹음)
아버지 태우고 벌초하러 가는 길에 역시 꺼먹음. 한소리 들음.
운전을 발로 하냐고!...네! 그럼 발로 하지 뭘로 합니까?
그렇게 싸우고 돌아올땐 아버지께서 운전하심.
아...경력이 깡패임. 내가 운전 안할땐 몰랐다가 운전을 하고 나서 아버지 운전 하는걸 몸으로 느끼면...으어...
내가 약간 다이나믹하게 운전하는게 좋아서 약간 험하게 모는것을 즐겼는데 아버진 사장님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동시구현 하심.
그 사건 이후로 어디가서 나 운전 잘한다고 말 안함. 그리고 그 사건 이후로 칼치기는 안함.
사장님 모드로도 충분히 운전을 즐길 수 있는거였음.
 
10. 내 명의로 차를 구매할 여건과 돈이 충족 되었음.
근데 선택함에 있어서 안도와 주심. 알아서 사라고 함. 니가 타봐야 1년에 만키로 탈듯 말듯 한데 그냥 가솔린 사면 된다고 그것만 말해주심.
생각해보니 아버진 차량 구매를 일정 시간되면 바꾸는 핸드폰과 같은 존재임.
택시라는게 몇년이 지나면 무조건 바꿔야 함. 노후된 차량은 위험하다고 해서 몇년인가? 암튼 법임.
대형차는 조금 더 오래 몰 수 있고 중형차들은 교체 시점에서 2년 정도 검사에 통과되면 연장 되는 걸로 알고 있음.
그리고 항상 차가 나온지 1년뒤에 그 차량을 구매함. 처음 나온 차는 본인도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아이를 낳고 나도 아빠가 되어 보니 하...운전에 더 조심하게 됨. 태어난지 5일 된 아이를 와이프가 안고 차에 태우고 산부인과에서 집에 오는데 지하주차장에서 손을 보니 핸들커버가 축축함.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눈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음.
 
그리고 차량 구매함에 있어서 아이를 낳을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큰 차 사세요.
아이가 커가면서 짐이 줄어들긴 하는데 어릴땐 어디 이동할때 마다 거진 이사나 피난 수준 입니다.
올란도가 왜 아빠차 라고 불리는지 알겠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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