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우리도 <더 딴지>고 나발이고 하기 싫었어.
정확히는 하기 싫은 게 아니라 도저히 할 수가 없었어.
멘붕이 지나치니 몸까지 무너지더라고.
정말이지 멘붕이 풍년이란 말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나 할까.
투표함 뚜껑이 열리자 뜬금없이 사다꼬가 기어 나오는 것과 같은 18대 대선결과의 호러적 멘붕과,
애초 ‘2012 뭐든지 결산’이라는 컨셉으로 걸그룹 왕중왕전이랄지 여야의원 국회전투사 등 야심차게 준비했던 각종 기사들은
대선 결과와 함께 폐기처분되고 불과 일주일 만에 눈물의 컨셉으로 이번 <더 딴지> 신년호를 만들어야만 했던 그 생식기 적출적 멘붕이란...
게다가 그 두 가지 초대형 멘붕은 결코 차례대로 질서를 지키며 오지 않고 마치 부산 사상구의 카퍼레이드처럼 쌍두로 동시에 튀어나오더라고.
아놔 씨바 또 울컥할라 그러네.
뭐 그 와중에 딴지일보 사이트가 대선당일 논스톱 디도스 후유증으로 또다시 접속불가의 상태가 된 거랄지,
산타의 선물 대신 배달된 선관위의 실명인증거부에 대한 일천만원짜리 청구서랄지,
신년호 <더 딴지>의 대선 후기 만평을 맡아주기로 했던 강풀의 마감 불복 등은 굳이 유사멘붕행위로도 치고 싶지 않아.
어쩌면 진정한 멘붕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지도 모르니까.
지진도 원래 본진보다 여진이 더 강한 법이거든. 2013년 마음들 단단히 먹어야 할 거야.
아무튼 사상초유의 멘붕에도 불구하고 총 450페이지로 구성된 17개 초대형 기사들을 준비했어.
http://market.ddanzi.com/index.php?mid=gakaMain&act=dispShopProductDetail&product_srl=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