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에 집 근처에 논이 많은 동네에 살았었는데 ....
어느 여름방학날
친구집에서 늦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었다.
친구집에서 우리집까지는 약 30분정도 걸어가야 하는길
그중 10분정도는 논두렁을 걸어가야 하는길이었는데
논두렁길에 가로등이 있을리 만무하고
논 건너에 있는 차도 불빛을 의지하여 걸어가고 있었는데
뭔가 왼쪽에서 맹꽁이 우는소리가 멎어서
뭔가 이상해서 ....
돌아봤는데...
논 한가운데서 어떤 아저씨가 날 쳐다보고 있더라
깜짝 놀랬지만 그냥 아저씬가 싶어서 다시 걸어가다
한밤중에 어떤놈이 논한가운데 서있을까 생각하는순간
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철퍽
하며 그사람이 내쪽으로 벼를 마구 헤치며 뛰어왔다
몇번을 넘어져가며 난 미친듯이 도망쳤고
뒤도 못돌아본채로 집까지 마구 뛰어서 돌아왔었는데
다음날 친구집으로 놀러가는길에 다시 둘러봤는데
그렇게 철퍽거리며 사람이 뛰어왔는데 벼에는 별 흔적이 없더라
그다음부터는 친구집에서 놀다가도 늦어질것같으면
아무리 멀어도 멀리 돌아서 돌아왔었지 ...
아직도 그게 뭐였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눈을 마주쳤던것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