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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키우면서 든 몇 가지 생각
게시물ID : baby_5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수없다,
추천 : 19
조회수 : 1552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5/01/07 08:30:10
 
 
 
 
 
 
  . 아기가 태어나고 이제 막 육아를 시작하는 신생아 시기가 힘든 이유는 처음 겪는 일이라 더 힘들게 느껴진다.
    아무리 육아서에 어쩌고 저쩌고 해놔도 상식 수준일 뿐 내 아기에게 딱 맞는 답은 아니다.
 
  . 아기가 울 때는 먼저 트림, 기저귀, 배고픈가를 살펴 보면 대부분 답이 나온다. 물론 더 커서는 점점 울음에 대처하는 방법도 다양해진다.
 
  . 아기의 반응에 바로 대응해줄수록 아기는 점점 순하게 크는 듯하다.
    초기에 힘들더라도 아기에게 바로 대응을 해주면 아기 역시 '아, 내가 이렇게 하니 이렇게 바로 해주는구나'하는 안도감을 느껴 오래 보채지 않고 금세 울음을 멈추고 다시 평온한 상태로 돌아간다. 아기에게 대응을 늦게 해줄수록 아기의 불안감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으리라.
 
  . 아기를 키우는 일은 분명 힘든 일이다. 힘든 일이라 생각하고 힘들게 생각하면 그 생각의 무게에 더 힘들어진다. 생각보다 쉽네라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편하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막연하게라도 육아는 힘들다는데 어쩌지? 하는 생각이 먼저여야 할 수도 있겠지만.
 
  . 아기를 방치하는 것과 편하게 육아를 하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다. 전자는 틀린 경우다. 완벽한 육아를 하고 싶지만 완벽한 답 또한 없음을 생각한다면 지나친 자책 또한 없을 것이므로 조금 더 여유롭게 육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아기가 자라는 만큼 주 양육자들 또한 자라고 발전하게 된다. 육아를 처음 하든 두 번하든 같은 아기를 두 번 키우는 부모는 그 어디에도 없다. 아기의 개별적 성향과 발달 정도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고 같은 증상, 현상이라 해도 대응의 문제까지 같지는 않다.
 
  . 아기를 낳은 일이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기를 잘 키우려 노력하고 스스로에게도 부끄럽지 않아야 하리라.
 
  . 평균이라는 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료를 수집한 다양한 집단의 수만큼으로 나눈 일련의 도표일 뿐이다. 평균에 목숨 걸듯이 아기를 평균에 맞게 키우려 하지 않아도 된다. 심하게 문제가 될 경우에는 예외지만.
 
  . 아기의 애착은 3년 안에 형성된다고 한다. 중간중간 잘 못 돌봐준다 하더라도 다시 꾸준하게, 항상적으로 아기에게 관심과 사랑을 준다면 아기는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다고 한다. 혹여라도 며칠, 몇 번 제대로 돌보지 못했을 경우가 생겼을 때, 심한 자책을 하고, 그 자책으로 인해 기분이나 컨디션이 하락해 아기를 더 돌보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 평균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어른들 역시 평균 키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사실 키만 그런 것도 아니잖은가.
 
  .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에 무척이나 부담스러워 하고 자료도 무지 찾아보고 두려움에 이유식을 시작했다. 딱 3번째 이유식을 만들 때까지만 겁을 냈고 이후부터는 마음 편하게 하고 있다.
    혹시라도 알러지가 있을 수 있을까봐 새로운 재료를 넣을 경우에는 먹이기 전에 미리 피부에 양보한다. 엄마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알러지 있는 음식을 먹었을 경우 입 주변부터 붉게 올라온다고 한다. 피부가 먼저 반응을 하고 먹은 뒤 소화될 때까지 아기가 힘들 수 있으니 먼저 테스트를 한 뒤 이유식을 먹이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 이유식은 먹는 연습을 하는 것일 뿐, 항상 일정액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이 먹고픈 날, 왠지 안 먹고 싶은 날 등등이 어른들에게 있는 것처럼 아기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
 
  . 아기들은 아직 장이 덜 발달돼 채소를 통한 철분은 흡수가 안 된다고 한다. 소고기나 육류로 철분 흡수를 하게 해주고, 나머지 재료, 채소들은 거의 먹는 연습과 소화시키는 연습을 위해 필요하다고 한다.
 
  . 아기가 자라는 만큼 요구조건이 다양해지는데 가끔은 아무리 노력해도 찾을 수가 없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기에게 화를 내기보다 잠시 내버려두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내가 안정을 찾고 평온해야 아기도 그렇게 돌볼 수 있고, 그래야 아기도 안정적으로 클 수 있으니까.
 
  . 물티슈는 입과 눈에만 직접적으로 닿지 않으면 괜찮다고 한다. 다만 화학성분들의 침투를 막고 싶다면 물티슈를 사용한 후 젖은 수건으로 한 번 더 닦아주면 좋다고 한다. 백일이 지난 이후부터는 응가 후 세면대에서 씻기는데 이게 훨씬 심적으로도 편하다. 공연한 걱정이 그만큼 줄어드니까. 아기들은 손도 잘 빠니까 손도 닿지 않게 하는 게 좋고, 발을 잡고 노는 아기라면 발도 안 닿게 해주는 게 좋지만 대부분 엉덩이 닦아줄 때만 쓰니까 뭐.
 
  . 아기가 물고 빨고 하는 곳이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것과 비례하다. 물티슈로 이젠 바닥 닦는 일도 마음대로 못하겠다. 물티슈로 닦더라도 물수건으로 다시 닦아주는데, 음. 먼지나 오염물질들만 물티슈로 슥슥 치우고 물수건으로 닦는 게 차라리 편하다.
 
  . 아기를 키우면서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욕심 나는 일들, 그 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들을 포기하는 것이다. 포기하면 많은 게 편해진다. [엉엉]
    아빠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포기하면 다 편해진다. 오히려 너무 편하다 못해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기까지 한다.
 
  . 아기는 어느 정도 더럽게 키우는 게 좋다는 게 내 생각이고, 혼자 육아를 하다 보니 내 생각대로 관철할 수 있어서 편한다. 70일 정도부터 먹던 맘마를 두 시간 안에 한해서만 다시 줄 경우도 있었고, 요즘은 젖병 하나로 맘마 두세 번을 먹이기도 한다. 다른 엄마들이 들으면 미친 거 아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평화롭기만 한 나라의 병사들은 전투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가끔 쉽게 이길 수 있는 공격을 받아야 방어력도 높아진다는 것 역시 내 생각이다. 너무 깨끗한 물에서는 고기가 살 수 없고, 모기가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고, 아기라 해서 엄마가 아무리 깨끗하게 키우려 해도 좋은 균만 선택적으로 아기가 받아들이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
 
  . 아기가 자라는 만큼 엄마도 자라는 게 맞다. 문제는 내가 아직까지도 철없는, 혹은 모자른 엄마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 게 문제다. 그래서 우리 아기가 키가 안 크는지도 모르겠다.
 
  . 칼 포퍼 아저씨가 삶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 했지만 육아는 문제 해결의 연타다. 타율 좋은 엄마가 돼야 하는데.
 
  . 아기를 키우면서 지레 겁먹는 일이 많은데 너무 겁내지 말자. 아기는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는 만큼 동물적 직관이 발달됐다고 생각하기에 양육자의 상태를 동물적 본능으로 알아차린다고 생각한다. 내가 즐겁게 있고 평온하게 있어야 아기도 그렇게 있을 수 있으리라. 느낌이란 이해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공기를 통해서도 느끼기에. 엄마도 아기에게 최대한 공감해줄 수 있도록 머리보다 가슴을 더 예민하고 따뜻하게 열어놓고 있어야 하리라.
 
  . 아기가 깼다. 다시 즐겁고 힘들고 웃기고 어렵고 기쁘고 화나고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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