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비슷한 글 올렸었는데, 그게 지워졌더군요.
그래서 다시 씁니다.
지니어스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가진 능력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감각과 정치력이죠.
게임에 대한 감각은 특별히 설명을 안해도 될 겁니다. 얼마나 빨리 게임의 본질을 파악하고 적확한 행동을 하느냐 하는 거죠.
시즌2에서는 홍진호가 가장 뛰어납니다.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건 정치력인데, 정치력은 크게 능동적인 정치력과 수동적인 정치력이 있습니다. 능동적인 정치력이라는 것은 화술이나 친화력, 교섭능력을 통해 상대로부터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상민이나 노홍철 등이 이런 능동적인 정치력이 뛰어나죠. 다만 가만히 보면 이상민이 훨씬 뛰어난 것 같습니다.
수동적인 정치력은 상대가 원하는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며 접근하게 하는 능력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감이 잘 안올수도 있는데, '내가 저 사람을 도와주면 저 사람은 나를 도와줄거야.' 혹은 '내가 저 사람을 도와주면 저 사람은 나를 토사구팽 할거야.' 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능력입니다. 이것은 해당 플레이어가 그동안 어떻게 처신하고 어떻게 플레이했는가에 따라 쌓이거나 깎이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이미지' 혹은 '캐릭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종류의 정치력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무 자르듯 구분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만...
다시 홍진호 얘기로 돌아가면, 시즌2에서 홍진호는 타 플레이어들에 비해 수동적 정치력에 버프를 받고 출발합니다. 이것은 시즌1 때문인데, 시즌1에서 홍진호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가지고 게임에 임합니다. '먼저 뒤통수를 치지 않는다.', '협력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누구와도 손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다.' 라는 거죠. 홍진호는 이런 원칙을 가지고 게임을 풀어 나가고, 이것은 시청자들에게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거기에 수준급의 게임 감각과 인상적인 딕션을 가지고 있죠. 몇몇 사람들은 시즌1을 보면 홍진호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홍진호가 시즌2에 참여한다는 겁니다. 시즌 1의 영상들은 홍진호의 실력과 정치적인 캐릭터에 대한 인증서의 역할을 합니다. 이 때문에 홍진호는 타 플레이어들보다 자신의 캐릭터를 어필할 기회가 많았고, 이 때문에 수동적 정치력을 100을 찍고 시작하는 거죠. 시즌1에서와 달리 시즌2에서 홍진호가 강한 정치력을 발휘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공평하지 않은거고, '홍진호는 신뢰할 수 있는 강자다.' 라는 이미지가 희석되기 전에는 섭외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