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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왔어요) 저는 언론과 시민의 싸움을 슬프게 보고 있습니다.
게시물ID : sisa_9395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빨간머리의앤★
추천 : 15
조회수 : 67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5/17 20:39:47
(장문주의) 저는 언론과 시민의 싸움을 슬프게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의 책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제가 20대때 진보언론에 신뢰와 애정을 보냈습니다. 보증급 이백에 월세 이십 옥탑방 자취하면서
그 방세를 낼 수 있을까 없을까 간당간당한 상황에서도 매주 한겨레21과 씨네21은 반드시 샀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정의에 공감했고 자신을 투영했으며 노무현 정부와 싸워야 하는 이유를 찾았고
제가 학생회에서 일하고 집회에 나가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어느덧 나이를 먹고
노통이 서거하시고
저는 죄의식에 시달렸습니다
저는 가해자였죠.
그래서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탓을 진보언론에 돌리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만약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이었다면
노무현 정권에 대항해 각목들고 마스크쓰고 앞에 서지 않았다면 그 상실감은 어떠했을까요
미안했고 죄스러웠습니다
2012년 대선때 문재인 당시 후보를 찍었습니다만
안철수보단 나아보여서 착해보여서 박근혜는 절대 안되서 찍었습니다
전 그럼에도 나꼼수를 경계했고 상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결과 후
나꼼수 멤버들에게 미안했고 정권을 바꾸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다시 한번 시달렸으며
심각한 정치혐오에 빠져들었습니다
전 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세월호 사태가 일어나고 한동안 제정신으로 수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 그때 제가 어른이라고 자각했던 것 같습니다
서른 훌쩍 넘겨서야 사회에서 어른으로서 조금도 책임지는 일 없이 살아왔다는 걸 퍼뜩 느꼈고
소스라쳤습니다 무섭고 죄의식에 시달렸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심각한 정치혐오와 무기력함 속에서
딴에는 국어 가르친다고 애들한테 좋은 세상 있다고 기가 막히다고 말하면서도
퇴근하면 자기 모순에 시달렸습니다
지금 세상은 조금도 그런게 아닌데
투표에는 빠진 적이 없습니다만 관성적이었습니다.
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이 민주당 당대표가 되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안철수와 김한길이 당을 흔들때야
냉소와 조롱 섞인 시선으로 민주당 니네가 그럼 그렇지 바라보며 바라봤습니다
조그만 변화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라는 팟캐스트라는 걸 어디 댓글에서 우연히 보면서 시작됐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다시 싹 들었던 것 같습니다
썰전도 그때쯤부터 열심히 봤습니다.
그리고 그 즈음부터 본격적인 민주당 혁신이 시작됐습니다
온라인 당원 10만이 가입하고 공천시스템을 일신했고 표창원 이철희같은 사람이 영입될 때
정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다시 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필리버스터
그때 가진 감정은 희망이라기 보다는 공감이었습니다
이 거지같은 세상에 무력감으로 발광하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었구나
내가 외면하는 정치인들도 그랬구나
아직도 기억납니다
다들 새누리 개헌선 차지하게 될 거라고, 유시민 작가는 그래도 세상 안 망한다지만 그렇게 될 거라고 얘기할 때
전국구에서 박시영과 정봉주가 아니라고 새누리 과반 못할 거라는 거에
헛웃음 치면서도 김종인과 박영선에게 분통을 터뜨리면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불안해서
그때 문재인 전 대표의 지하철 사진
짠 했습니다 좋은 사람 정치 은퇴하겠구나 에휴 맑은 사람 어디 좋은 곳에 가서 맑게 살았으면 좋겠다
선거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상은 바뀌었습니다. 국회의장도 바뀌었어요
희망이 생겼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당원의 힘과 시스템 공천, 초선 영입인사
트위터로 김병기와 조응천을 지켜달라고 말했을 때 정말 시민들이 그들을 지켜주는 모습을 보며 환호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난 문재인이라는 정치인이 민주당에서 이뤄내는 혁신에 대한 기사를 보지 못했는가
언론은 왜 그를 외면했는가
필리버스터라는 아름다운 정치 투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난 왜 혐오했는가
왜 지역주의를 조장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또박또박 받아서 기사로 냈는가
방송인이자 언론인 김어준이 한 말입니다 "언론의 힘은 보도하지 않는 데서 나온다"
호불호를 떠나 백프로 공감합니다
언론의 외면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그 전부터 느끼던 이질감을 새삼 확인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설에서 비판했다고요?
정치혐오를 조장하고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발언은 철저히 보이콧했어야죠!!!!
호남 홀대론이니 친문패권주의니 실체가 보이지 않는 얘기는 지면 전체를 할애해서라도 논박했어야죠
그게 시민들에게 공정하게 정보를 나누고 정치혐오를 막고 정치 참여로 이끄는 길 아닙니까????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혁신의 결과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당 최초로 당원이 뽑은 당대표의 의의에 대해 다루질 않았습니다
그때부터입니다
노무현 정부때 내가 했던 짓이 환기되고 제가 읽었던 글들이 선택적인 기사였다는 것에 대해
새삼 깨달았습니다
난 신문읽기의 혁명도 읽었는데 지금껏 잊고 있다가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난 이렇게 죄스러원데 너넨 미안하지도 않니?
야속하고 서글펐어요
시기는 조금 바뀌었지만
메갈리아도 그런 불신에 기여했지요
메갈리아라는 집단에 대한 판단을 넘어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근거자료가 왜곡되고
혼내고 타박하고 심지어 SNS로 무식한 것들이라고 비난받기까지 했어요.
촛불 혁명이 일어나고
언론은 정말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작동했습니다
JTBC, 한겨레, 팟캐스트까지
시민들의 자발적 혁명이지만 언론이 촉발시켰고 끊임없이 감춰진 비밀을 파헤쳤으며
전 그들에게 신뢰와 찬사를 보냈습니다
제 지긋지긋하던 정치혐오는 한숨에 훅 날라갔습니다
세상은 희망이 넘치는 곳이요
우리나라 국민들은 위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다리가 불편합니다
하지만 촛불집회를 나가 천천히 걷는 그 순간은 너무 즐겁고 몸이 가벼웠습니다
정치참여 욕구가 솟구쳤습니다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했어요
당의 혁신 과정을 보며 희망을 느꼈습니다
20대 내내 민노당을 지지했던 저에겐 작지만 꽤 의미있는 변화였어요
이념 자체보단 제 정치참여 욕구를 투영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습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역시 문재인은 다뤄지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도 그가 당에서 이룬 업적은 여전히 다뤄지지 않았고
경선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툼에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언론들이 보였습니다
제가 가진 열망을 정치인에게 투영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제 참정 욕구는 특정 빠로 격하됐고 가두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선두에 진보언론이 있었습니다
누적되어왔던 언론에 대한 불신이 다시 불지펴졌습니다
기자들이 SNS와 사설로 혼낼 때 운동권 활동을 하며 느꼈던 비민주성과 억압이 다시 떠올랐어요.
대선과정은 어땠습니까?
예를 들어볼까요
송민순 이야기를 기자들이 왜 받아적어줘야 합니까?
사설에서 색깔론 하지 마라 할 때가 아니죠 그 기사 자체를 날려버려야죠
아니면 처음부터 끝까지 욕만 해야죠
문준용씨에 대한 네가티브를 왜 받아적어주고 있습니까
여론조사 결과가 왜 여론을 역행하며 여론을 주도하냐고요 그럼 싣질 말아야죠!!
정치 발전에 해를 끼치는 모습을 보이는 정당은 철저히 배격해줘야죠!!!
그게 더 공정한 거 아닙니까???
하지만 그 반대편엔
제 정치참여욕구가 실현되는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제가 뽑은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에게 문자를 보내 그들의 해당행위를 물러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제 정치참여 욕구는 이 나라의 정권을 바꾸기마저 했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조심조심합니다 그리고 극도로 예민해져 있습니다
이건 누구의 빠라서 그런게 아닙니다
나라가 나아지길 바래서, 그간 9년이 너무 혐오스러웠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원론적인 말입니다만
물론 올바른 비판이 필요하죠
근데 지금껏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이렇게 기억해요
노무현때처럼,
총선 때의, 경선 때의 문재인처럼 철저히 외면받는가?
그리고 그런 기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금이라도 그런 기미가 보여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것도 있고, 짙은 트라우마도 있고,
저같은 가해자로서의 미안함도 있고, 피해자들의 피해의식도 있는 겁니다
그걸 그렇게 이해 못하겠습니까???
아니죠 이해를 못하니까 싸우는 거겠죠
무섭습니다
이미 사람들은 자꾸 문빠문빠 거리면서 지긋지긋하게 당했습니다
그러니 싸우는 거죠. 싸웁니다 조롱하고 기사 파헤치고
태도의 문제가 표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죠.
개인적으로 크게 상처들 받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진짜 지금까지의 맥락만 없으면, 5년간 잠을 자다 깨어난 사람이 보면 파시즘으로도 보이고 홍위병으로도
보일만하다고 봅니다
근데 세상이 그런가요. 그렇게 분절되어 있습니까???
대체 왜 싸우는 지를 봐줘야죠. 그게 언론 아닙니까??
정제되지 않은 언어라고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 않을 것 같습니까?
펜대를 잡는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맥락을 조금도 보려 하질 않습니까??
문재인 지지자들은 겉으로 보기에 다수겠죠. 정치 권력도 잡았으니 힘이 있어 보이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행태는 이러합니다 문재인이 좋아서 참은게 아니라
자기들의 정치참여 열망을 채워준 토대를 마련한 정치인이 처음으로 나타났기에 그를 통하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자꾸 빠로 격하당하고, 특정인을 지지해서라고 매도당하고,
그들이 바라는 세상에 대해선 조금도 들여다 보질 않고!!!!
뭐 얼마나 다를 건데요??
뭐 얼마나 크게 다를 거냐고요
거의 비슷할 걸요
세월호에 슬퍼하고 검찰이 개혁되길 바라고 불평등이 해소되길 바라고 다 비슷하다고요
수만 많다고 정치 참여 열망을 가진 이후로 정말 다수답게 힘 휘두르며 살았을 것 같습니까?
여론이 무섭다고 문재인 현 대통령 내각에 측근 못 쓰는 거 보세요
지금 언론과 싸우는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래서 찾아 나섰습니다
이 과정을 그래요 한마디로 짤라 버리면 편들어달라 이거에요
그런 팟캐 찾아 후원하고 그런 기사 공유하고 그리고 그런 사람들 속에서 권갑장 이런 사람들이 직접 만들기도
한 거겠죠
잘잘못따지지 말고 마음 넓게 가지고 화합하고 통합하자
사회문제를 숙고하고 이성적으로 바라보라
그게 문재인을 위하는 길이다
누가 모릅니까?
근데 어땠습니까??
그 과정이 공정하고 그 동기는 선할 지라도 정권을 탈취당하고 노통이 돌아가시는 상황을 목도했습니다
세월호 아이들은 별이 되어 사라졌고 메르스때문에 사람들이 죽어갔어요
그래서 지금 저는 시야가 좁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럴 거면 그냥 소위 "묻지마 지지"를 하는게 낫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 함의를 조금도 이해하지 않아놓고,
무식하다니, 달레반이라니, 무임승차했다니!!!!!
그게 시민들을 상대로 글을 쓴다는 당신들이 할 짓이냐고요
너무 슬픕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좋은 기사 찾아 후원도 하고 여기에 깔짝깔짝 올리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분노와 슬픔과 다시 밀려오는 죄책감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너무 속상하네요
글이 길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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