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이유도 없이 괜히 싫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준 적도 없고, 심지어 직접 만나본 사람도 아니라거나 혹은 공공장소에서 만난 낯선이일 경우도 있다.
지금 케이팝스타를 보며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데, 팀 대결에서 상대편 무대를 보며 스스로 가슴 졸이고 있는 한 친구가 보였다. 글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긴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고, 그래 틀릴까봐 걱정하는 모습이라 표현하는 게 좋겠다. 계속해서 자신이 실수할까봐 걱정하고 스스로 맘을 졸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괜시리 보기 싫고 짜증이 나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겨우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다. 그렇게 저 짜증나는 애를 보고 있다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대체 저 꼬맹이가 나한테 뭘 했다고, 무슨 피해를 줬다고 불안과 긴장에 떨고 있는 여자애가 뭐가 그리 밉고 짜증이 난다고 '꼴보기 싫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심리학에서 투사라는 것이 있다.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누군가에게 비추어 씌운다, 라는 의미이다. 이 맥락에서 볼 때 나한테 주는 것도 없는데 괜시리 싫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그 사람이 내가 싫어하는 내 자신의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자신을 미워하기 힘들기에 다른 이에게 그것들 뒤집어씌워 그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결국 별 다른 이유 없이 나에게 미움을 받는 그 사람은 '나'이다. 다른 사람에게 투사를 해봤자 여전히 내가 나를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남을 수용해보자. 내가 그렇게 꼴보기 싫어하는 그 사람을 이해해보자.
꼬마야, 많이 긴장했구나. 틀릴까봐 걱정이 되는구나. 완벽해야된다는 중압감에 부담이 크지?
다음 순서를 기다리며 초조해하던 작은 친구한테 그랬듯, 다른 이들에게도 이렇게 생각해보자. 그 사람에 비춰진 나 자신에게 따뜻하게 한 마디만 건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