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은 제게 애증의 대상입니다. 제가 여러 해 묵은 팬이지만 혀를 끌끌 찰 때도 많아요. 황우석 건, 월드컵 건, 디 워 건, 요즘 더 플랜 건 등요.
요즘 김어준이 '다중'이란 말을 씁니다. 오늘 아침에도 우리 극렬 문빠님들이 벌이는 짓을 그냥 '진통' 정도라고 하며 이 훌리건 짓을 '다중'이
벌이는 바람직한 일로 묘사하더군요.
또 한 번 대박 실망했어요. 어준이형은 도대체 변하질 않는구나..... 이래서 김어준은 지식인이 아니라 선동가라는 거에요. 아주 탁월한 대중 선동가.
그는 대중이 잘못된 길로 갈 때, 그걸 지적하긴 커녕, 그 파도 위에 올라타요. 자신이 그 물결을 만들어내기도 하구요. 진중권과 구별되는 지점이죠.
진중권은 대중이 잘못가면 천만명과도 맞서는 사람이에요. 이게 진짜 지식인이에요. 프랑스의 에밀 졸라가 유태인 혐오라는 광기에 빠진 전 프랑스 국민과 맞서서 드레퓌스를 옹호함으로써 결국 프랑스를 구원해낸 것 처럼.... 제 글에서 김어준은 중요한 사람입니다. 맨 나중의 황우석 사태 건에도 등장할 거에요)
좌우간, 김어준 퀴즈는 푸셨어요? 여러분의 시각에, 노무현 잡아죽이고 문재인 물어뜯는 한걸레와 왜 김어준이 짝짝꿍이냐구요.
겨우 찾아낸 게 '김어준이 한겨레를 이용한다'에요? 푸훕.....우리 업그레이드 좀 합시다. 제발.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는데요, 도대체 지지자들 평균 수준이 대통령을 따라가질 못해요)
자, 노조입니다.
제가 정치 싸이트 써프라이즈에서 열심히 눈팅질하고 글 올리고 할 때, 경악한 일이 있어요.
(초보 문빠님들을 위해 써프라이즈가 뭔지 설명을 드리죠. 당시 최고의 정치 담론 싸이트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접속자수, 페이지뷰 수가 대단했고 그 영향력은 왠만한 언론사 쩜쩌먹었죠. 노무현 대통령도 거기 뜨는 글을 읽었고
범 진보개혁진영의 왠만한 사람은 거의 대부분 이 싸이트에 영향을 주고 받았다고 보면 맞아요. 이 싸이트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었는데, 저런 사람도 여기 글을 읽나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랄만한 인사들까지 가명으로 여기 드나들었어요.
여기 운영진이나 대표필진들은 청와대에 초청되기도 했고 비서관들과 일정 정도의 커넥션도 유지를 했지요.
대놓고 친노빠 싸이트였지만, 글의 수준도 높고 담론 형성 기능이 있으며, 특히 판 자체가 컸으니 노무현을 지지하던 지지하지 않던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곳이었지요. 심지어 조중동 기자들 조차도...)
이 노빠라는 사람들이 말이죠, 노조에 엄청나게 적대적인 겁니다.
저는 너무 놀랐어요. 노무현이란 사람 자체가 노동변호사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인데, 지지자라는 사람들은 왜 이 모양인가?
대체 이 사람들은 노무현을 뭘로 알고 지지한다고 나선 것일까?
제 포지션요? 전 글에서도 밝혔지만, 저는 중도 우파 정도의 사람입니다.
운동권, 진보세력, 노조 등에 매우 호의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는 좌파라 하기엔
저의 여러 사회경제적 입장이 좌파의 포지션과 맞질 않아요. 제가 좌파면, 진짜 좌파들이 서운해 할 겁니다.
(조기숙이 신좌파 운운하는 게 그래서 웃기는 겁니다. 그냥 중도 우파라고 하지, 뭘 어거지 개념을 붙여서 헛된 흐름을 만들어냅니까?
사회,문화적으로 뭔 소리를 해봤자, 당장 돈, 세금, 등 먹고사는 문제로 들어가면, 즉, '경제적 토대' 건으로 들어가면 누구나
자기 본색을 드러내는 거에요. 그게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인 겁니다. 나 노빠야...라고 떠들던 제가 알던 많은 사람이, 노대통령이
종부세 들고 나오자 당장 안면몰수 하며 나중에 이명박 찍는 거 봤거든요? 그게 그 분의 정체성인 겁니다. 문화자본....참 나, 웃기지도 않아요)
근데, 그래도 그렇지. 저 정도로 적대적일 건 없지 않나 싶었지요.
양향자가 '귀족노조'란 말을 입에 올려 많은 비판을 받았죠? 그런데 어쩝니까? 여기 계시는 상당수의 문빠님들, 그 말에 공감하시잖아요.
10년 전에도 그랬어요. 대다수의 노빠들은 '귀족노조'라는 수구들의 프레임을 그대로 갖다 쓰며 언제나 노조에 적대적이었어요.
이건 두 가지인데요. 노무현 대통령도 생전에 늘 말씀하셨듯이, 대한민국은 보수의 나라입니다.
노빠니 문빠니 해봤자, 아직 자기 생각의 반은 보수 쪽이었던 거에요. 자기도 가난뱅이인 주제에, 노조도 싫고 진보정당도 싫은 거에요.
대기업 중심의 귀족노조가 비정규직의 처우는 생각하지 않고 어쩌고....하는 건 그냥 자기가 가진 근거없는 혐오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냥 하는 소리입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로 그래서 노조가 싫은 거에요?
두 번째는 , 이게 더 결정적인 것일 수도 있는데, 우리 노무현 대통령께서 알아서 잘 하고 계시는데, 감히 노조 것들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해?
라는 생각입니다. 우습지만, 이거 진짜에요. 당시 서프의 많은 사람들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이런 박사모 같은 소리를 마구 해댔습니다.
우리 문님께서 정권을 잡으셨는데, 알아서 다 하실 건데, 감히 민노총이 총파업 따위를? 이라며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과 아주 같은,
천박한 생각이죠. 도대체 이 분들은 노조가 뭐하는 곳인지, 언론이 뭐하는 곳인지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도 없어요.
(노조는 파업하는 곳이고 언론은 비판하는 곳이에요. 그러지 말라는 건 사자에게 배추통 던져주며 이거 먹고 살아야 해...라고 말하는 겁니다)
노조와 진보정당은, 노변이 (많은 노동자들이 노무현을 이렇게 애칭으로 불렀음) 정권을 잡았으니 요구도 더 하자, 이제 많은 일이 개선될 것이다 라고 믿었어요. 저는 그게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바뀐 정도에서도 노동자들의 요구는 폭발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복잡한 얘기라 간단히 쓰겠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노동자의 친구가 아니었어요. 김대중 대통령이 레드컴플렉스, 호남컴플렉스에 예민해 하느라 오히려 북한 문제나 호남에 대한 정권 차원의 투자에 더 몸조심했던 것과 비스무리 한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덕분에, 참여정부 때 시위 구속자 수가 역대급으로 많아졌고, 시위하다가 죽는 농민까지 나왔어요.
냉정히 말할까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많은 실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냥 노동자의 친구 노릇쪽으로 힘을 싣는 게 맞았어요.
그러는 대신, 노조 따위는 인정조차 않는, 삼성을 자신의 파트너로 삼는 괴상한 행보를 보이셨죠. (삼성은 참여정부의 두뇌이자 스승이었다 라는
시사인의 유명한 기사 참조.)
자, 이제 진보 언론 입장에선 이걸 그냥 둬야 합니까, 비판해야 합니까?
지지자인 제 입장에서도 이건 아니다 싶은데, 언론은 당연히 이걸 지적하는 게 맞죠.
그런데, 극렬 노빠들은? 어디 감히 우리 대통령을 까느냐며 진보언론, 노동계, 진보정당을 두들겨 팹니다.
이제 아시겠습니까? 노빠, 문빠의 주류는 신좌파 따위가 아니에요. 그냥 쌩우파입니다.
근데 우파에도 종류가 있어요. 힘이 약하고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분들에 대해 온정적인 시선을 갖고
최대한 선의로 이해하고 손을 내미는 우파가 있는가 하면, 자기 대통령 지키겠답시고 똥오줌 못가리고 아무데나 배설물을
던지는 자들도 있단 말입니다. 대단히 명박스럽고 박사모스럽죠.
정리하죠. 당시 진보언론은 제 역할을 한 겁니다. 오히려 문제는 참여정부와 그 지지자들에게 있었어요.
여러분, 성찰하는 노빠, 문빠는 씨가 말랐습니까? 우리 업그레이드 좀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