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대해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이야기한다면 무엇을 말씀하시겠어요? 소속이나 이름, 부모형제가 어떤 사람이고 취미가 무엇이고, 먹고 사는 방편은 무엇인지.. 고향은 어딘지는 말씀하지 마시고 그냥 자신에 대해서 말해보라고 하면 무엇을 말씀하시겠어요?
제가 공책에 적어놓고 생각날 때마다 읽어보는 시입니다.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을 곱씹어 생각해 보는 것이, 제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 상기시키는 기분이 들거든요. 마치 일상의 때를 닦아내고 나사를 조이고 희미해진 불을 살리는 것처럼요.
초대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당신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싶다
당신이 몇살인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다만 당신이 사랑을 위해 진정으로 살아 있기 위해 주위로부터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알고싶다
어떤 행성 주위를 당신이 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슬픔의 중심에 가 닿은 적이 있는가 삶으로부터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가 그래서 잔뜩 움츠러든 적이 있는가 또한 앞으로 받을 더 많은 상처때문에 마음을 닫은 적이 있는가 알고싶다
나의 것이든 당신 자신의 것이든 당신이 기쁨과 함께 할 수 있는가 나는 알고싶다 미친듯이 춤출 수 있고, 그 환희로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까지 채울 수 있는가 당신 자신이나 나에게 조심하라고, 현실적이 되라고, 인간의 품위를 잃지 말라고 주의를 주지 않고서 그렇게 할 수 있는가
당신의 이야기가 진실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진실할 수 있는가 배신했다는 주위의 비난을 견디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배신하지 않을 수 있는가 알고싶다
어떤 것이 예쁘지 않더라도 당신이 그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가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더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가 나는 알고싶다
당신이 누구를 알고 있고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당신이 슬픔과 절망의 밤을 지낸 뒤 지치고 뼛속까지 멍든 밤이 지난 뒤 자리를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가 알고싶다
나와 함께 불길의 한가운데 서 있어도 위축되지 않을 수 있는가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더라도 내면으로부터 무엇이 당신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자기 자신과 홀로 있을 수 있는가 고독한 순간에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는가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