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로써 6살이 된 첫째와 이틀 전에 백일이 된 둘째를 키우고있는 새댁이 아닌 헌댁입니다.
작년 초에 가장 큰 고민은 홀로 사랑 독차지하던 첫째가 과연 동생을 잘 받아 들일 것인가 였어요 . 워낙에 주변에서 "첫째가 둘째 질투한다","자칫 하면 첫째가 퇴행현상까지 올 수 있다."등등 무서운 얘기들을 많이 하셨거든요. 게다가 첫째가 감성이 아주 풍부한 아이라 큰 변화에 동요도 많이 일 것 같아서 더 걱정이었죠.
근데! 너무나 고맙게도 동생을 너무 많이 예뻐하네요. 자기 전에 동생에게 뽀뽀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괜시리 코가 시큰해져요.둘 다 넘 예뻐서요.
새벽 수유하다가 소소한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서 몇개 적어봐요. 여기서부터는 신랑이 술 먹고 늦게와서 옆방에 뻗어 자느라 내 옆에 없으므로 음슴체.
1.동생을 낳은 후 인체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 특히나 출산에 관련된 책을 보거나 질문을 많이 하는데 어느날 책을 같이 읽다가 아가는 태어날 때 운다고 얘기해 줌. 아파서 우는 거냐고 묻기에 아프기도하지만 엄마랑 아빠,형 만난다고 너무 행복해서 울었을지도 모는다고 했더니 갑자기 슬픈 8자 눈썹을 만들며 히잉~소리를 냄. 깜짝 놀라 왜 그러냐고했더니 자긴 동생 태어났을 때 슬퍼서 울뻔했다고 함. 신생아실로 옮길 때 동생을 보며 귀엽다고 웃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의아해 하는 엄마를 향해... "너무 늦게 태어나서 슬펐어요.난 좀 더 빨리 보고싶었었는데." 엄마 코피 퐝! 내 새끼 우쭈쭈 이마 뽀뽀100회 시전!
2.아가가 수유하다가 엄마 가슴을 때릴 때가있음. 물론 아프지 않음. 완전 솜털같음 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첫째. 엄마를 내리치는 아가의 손을 붙잡으며 박력있게 말함. "♡♡아.엄마 때리는 건 나쁜 짓이야.하면 안되는거야." ㅠㅠ 연애때도 못 받아 본 보호받는 연약한 소녀의 느낌을 첨으로 느껴봄.
4. 아가를 안고 재우고 있었음. 갑자기 사랑이 샘솟은 첫째가 말함. "엄마랑 ♡♡이를 많이 사랑며요." 당연히 나도 첫째랑 아가를 사랑한다고 하자 엄청 충격 받은 표정으로 소리침. "내가 엄마랑 ♡♡이를 더 사랑한다고!엄마보다 더!!" 뭔지 모르지만 사랑 표현을 독식하고픈 느낌인 듯 했음. 장난기가 발동해서 "이걸 어쩌나.엄마도 어~~~엄청 많이 사랑하는데?" 씩씩거리며 말함. "내가 원헌드레두만큼 더 사랑해!" ... 여기서 KO당함. 100배 더 사랑한다는 말이 하고 싶었구나?우쭈쭈~
5.이건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 방학이라서 두 아이 챙기느라 어제부터 제대로 씻지도 못함. 신랑은 망년 파뤼에 신나서 늦은 귀가. 오늘은 애들 재우고 씻으려고 했음. 아가 딥슬립 최면시키고 첫째 옆에서 책 읽어주다가 재움. 살짝 일어나서 씻으러 가려고 했더니 첫째가 잠이 덜 들었는지 날 잡으며 어디가냐고 물음. 엄마 어제부터 못씻어서 냄새 나니까 씻으러 간다고 대답. 그러자 첫째. "아니예요.엄만 냄새 안나요. 엄마는 냄새 아니야.좋은 향기야." 라며 내 품에서 부비부비함. ㅠㅠ 이 맛에 애 키우는가 봄.
어서 둘째도 걷고 말하고 첫째 뒤를 졸졸 쫓아 다니면 좋겠음. 그럼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가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