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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임기 시작일을 가입일로 새겨 두고 첫 인사 드립니다.
게시물ID : sisa_9361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나인우리
추천 : 33
조회수 : 1002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7/05/15 01:19:46


안녕하세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에야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입니다.

포털에서 관련 검색을 하다가 링크를 따라 다양한 곳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에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공감가는 글들이 많은 사이트가 하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심한 욕설과 반말을 회원들 스스로가 경계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더 마음이 가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얼마 뒤부터는 직접 방문을 하기 시작했고, 곧 하루도 빠짐없이 접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베오베의 시사글만 읽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베스트 글까지 챙겨보다가

결국 시게를 즐겨찾기 해두고 바로 접속하기 시작하면서 매일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그놈이 그놈이다, 다 똑같지 뭐... 라는 생각 때문에 투표를 안 할 때도 있었고,

한나라당은 너무 싫으니까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찍는다는 식으로 마음에 없는 투표를 할 때도 있었고,

뜻이 좋은데 펼칠 힘이 없는 것 같아서 비례표는 항상 진보쪽에 주었던 어리석은 투표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상이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지만

그 직후에 엄마가 큰 일을 겪으시면서 거의 하반신 마비가 되시는 바람에 한참동안 엄마의 재활에만 매달리느라

부끄럽지만....... 결국 세월호를 잊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고 엄마가 많이 회복되시면서 집 밖의 일에 눈을 돌려봤더니

세월호 참사는 벌써 2주기가 지나 있었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정치는 정치인들이나 하는 것이지 나와는 별개의 일이라던 생각이 점점 바뀌기 시작하면서

당원으로 적극적으로 세상 일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겠다 결심하고

더민주와 정의당 중 한 곳에 가입하려고 고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메갈 사태 발생!

그동안 제가 진보쪽 정당이나 시민단체를 우호적으로 바라보면서도 한번씩 갸우뚱할 때가 있었고

그 점이 정의당 가입을 망설이게 한 큰 이유였는데 메갈 사태로 그 지점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더민주에 대해서 그리고 매일 욕을 먹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기 시작했더니

언론에서 들어오던 것과 다른 점들이 자꾸만 보여서 '이 사람 참 억울함이 많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대선 후보로 거명되던 사람 중에 문재인에게 제일 믿음이 가서 더민주에 입당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입당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촛불집회가 시작되었고,

그 때부터는 밤늦도록 검색을 거듭하며 정치 관련 글과 방송들을 챙겨보기 시작했고, 그렇게 오유를 알게 되었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무현과 문재인이라는 이름 때문에 가슴 아파하기 시작했고,

그 아픔이 자꾸만 커지더니 어느 날부터는 펑펑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정말 부끄럽게도 저는 2009년 그 분이 돌아가셨을 때 그저 놀랐을 뿐, 눈물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제게는 너무나도 애달프게 울던 일반 시민들의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 분에게 표를 드리기는 했지만, 그 분에게 마음을 드린 적이 없었던 제가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그 분이 국민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실 때, 한 번도 귀담아 들은 적이 없었던 제가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그 분이 벼랑 끝에 몰리셨을 때, 언론에서 떠드는 내용이 사실인 줄 알았던 제가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이제서야 그 분의 영상을 찾아보고 진정성 가득 담긴 연설에 마음이 벅차오름을 느끼지만

그 끝에는 항상.....

그 분이 살아계실 때는 그 분을 알아보지 못해서... 한 번도 이렇게 마음을 드리지 못했음을...

이제 다시는 제게 그런 기회가 없음을 절절하게 느끼면서 펑펑 울게 됩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만큼은 절대 그렇게 잃지 않겠다고,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다짐하며 눈물을 닦아냅니다.

더민주에 입당할 때만 해도 이렇게 절절한 마음은 아니었는데

두 분에 대해서 알게 될수록 마음이 깊어져서 이제는 이름만 봐도 울컥합니다.

깨어난 시민들과 피어나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주신 분...

개인이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들을 다 내려놓은 채 상처받은 국민들을 끌어안고 처절하게 버티고 계신 분...

모진 역사의 현장 속에 늘 함께하셨던 두 분의 삶을 짚어보다보니

그동안 역사책을 통해서 무덤덤한 마음으로 머리로만 읽고 넘겼던 이야기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와 권리 그리고 국가라는 울타리를 지켜내고자

목숨걸고 싸우셨던 수많은 분들의 한맺힌 이야기가 생생하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기득권 적폐 세력에 대한 분노감으로만 가득차 있던 제 마음에

나와 내 가족이 아닌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차오르면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의 시간에 그저 눈 감고 머리만 숙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 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올릴 수 있게 되었고,

우리는 결코 외딴 섬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평생 내 가족에게만 머물던 시선이 그 너머에도 향하기 시작하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대선이 끝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그 고민은 지금까지와 다른 길로 저를 안내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 삶의 큰 화두가 되어 저는 끊임없이 그 답을 구하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오유에 진작 가입하고 싶었지만 예민한 시기에 초보의 무지함이 빚은 실수로 혹시 분란이 생길까봐

조용히 눈팅만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해왔습니다.

세상에 닫힌 눈과 귀를 열리게 해주시고, 텅 빈 머리는 채워주시고, 지친 마음의 위로가 되어주시기도 하고,

넘치는 센스로 큰 웃음도 주셨던 오유인들께 드디어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되어서 참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개표참관인 끝내고 새벽에 집에 돌아와 혹시 하루 넘도록 자다가 10일이 지날까봐 오유에 가입부터 해둔 덕분에

문재인 대통령 임기 시작일인 2017년 5월 10일을 무사히 문신처럼 새겨둘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먼저 알아보시고 오랜 풍파에도 변함없이 지지해오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데 함께 하겠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무럭무럭 자라나는데 제 작은 힘을 보태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더 고맙습니다!


오유.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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