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가 최근거라서 퍼오지는 못했는데 가서 한번 읽어보세요. (앞부분에 애기들 불타 죽은 부분 추청한 묘사가 너무 잔인하고 마음 아파요) 친구네(채권자) 가족을 전부 불질러 죽였는데 애기들까지.. 일년에 한번씩 화상치료 받았다는 거 보면 밝혀지지 않은 죄가 더 많을 듯. 이런 사람같지 않은 게 우리 주변에 있을 수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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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는 의외의 곳에서 드러났다. 박씨의 친한 친구 가정주부 이모(41)씨의 경찰 진술에서였다. 둘은 초등학교 학부모모임을 통해 친해진 사이. 이씨는 “죽은 박씨가 자신에게 1,400만원 상당의 빚을 질 정도로 생활고가 심했고, 남편과의 불화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던 이씨가 갑자기 묻지도 않은 ‘휘발유’에 대해 언급하며 사망원인을 자살로 몰아가려는 태도를 보였다. “박씨를 구하려 다섯 번이나 집 안에 들어갔다”는 진술도 현장 소방관의 증언과 달랐다. 경찰의 의심은 짙어가는데, 조사 내내 친구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느낌이 왔다.
물증도 나왔다. 2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네 가족의 시신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보내왔다. 피해자 박씨는 평소 수면제를 처방 받은 적이 없었다. 반면 친구 이씨가 화재 당일 오후에 졸피뎀 성분이 포함된 수면제 28알을 구입한 기록을 경찰은 확보하고 있었다. 마침 화재 현장 현관과 계단에서 발견된 맥주병과 음료수병에서도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추가 증거도 범인으로 이씨를 지목했다. 과학수사요원들이 신발장 다섯째 칸에서 발견한 차용증과 거래내역서는 박씨가 친구 이씨에게 1,880만원 상당을 빌려줬음을 알렸다. ‘자신이 돈을 빌려줬다’는 이씨 진술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피해자의 휴대폰과 라이터 기름통 등이 잿더미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씨가 친구 박씨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으려 수면제를 탄 맥주와 음료수를 네 가족에게 먹인 후 휘발유를 뿌려 방화한 것. 멀리 살던 남편이 방문한 때를 노릴 만큼 범행은 계획적이었다.
이씨의 범행 후 행적도 형사들의 기를 차게 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차를 타고 사건 현장을 벗어나 3.5㎞ 정도(차로 7분) 떨어진 현남파출소 부근에서 2분 가량 기다렸다가, 마치 화재가 나는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곁을 지나던 소방차를 따라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다. 이씨는 소방관의 만류에도 “집안에 사람이 있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며 화재현장에 함께 들어가려 하기도 했다. “이미 죽은 것을 알면서도, 범행을 감추기 위해 알리바이 액션을 취한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이씨는 피해자의 유가족들에게 “박씨에게 돈을 빌려줬다”며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람이 아닌 악마가 있죠, 느껴보셨나요”라고 경찰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