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와중에 안산 단원고 탁구부 선수들이 전국 대회에서 눈물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것, 기억하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1년이 흐른 지금 스매싱의 매서움은 여전했지만 사라진 웃음기는 아직 되찾지 못했습니다.
김진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전국탁구선수권 단체전에서 우승했지만 친구들을 잃은 슬픔에 눈물만 흘렸던 단원고 탁구부 2학년 선수들, 이제 졸업반이 됐습니다.
[탁구계 관계자 : 작년에 우승하고 1년이 지나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하는 게 보기 좋죠.]
1년이 흘러 이번엔 1,2학년 동생들과 함께 출전했습니다.
동생들 앞이라 힘든 기색도 할 수 없습니다.
고교 최강팀답게 3대1로 가볍게 승리하고 4강에 진출했지만 선수들은 마냥 좋아하지 않습니다.
친구들을 잃은 다음날 우승했던 1년 전의 표정 그대로입니다.
[강문수 부회장/대한탁구협회 : 잘합니다. 그런 어떤 것 때문에 선수들이 마음 아프지만 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합니다.]
슬픔을 이겨내고 아픈 상처를 감추기 위해 더욱 씩씩하게 라켓을 휘두르는 선수들.
[다른 학교 선수들 : 다 친해요. 매년 경기마다 만나니까요. (세월호) 이야기는 안 해요.]
작은 탁구공을 말없이 받아넘기는 이 소녀들, 지난 1년간 자란 키 만큼이나 마음의 키도 자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