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우리 헤라 여신님에게
조금은 위안이 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도 역시 천인공노할 전국구급 재앙 껄떡쇠, 제우스에게서 시작됩니다.
이 분 이야기가 많은 건 결코 좋은게 아닙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언급됐다는 건 그만큼 구설수에 올라 막장이란 이야기란 뜻이에요.
아무튼 오늘도 마누라 눈치 피해가면서 지상 온누리에 씨를 뿌리고
밤 늦게 살금살금 돌아오신 제우스는
신들의 왕 아니랄까봐 집안 분위기가 어째 살벌한 것을 감지합니다.
....................
늘 그랬듯이 어디 갔었냐고
또 누구랑 있었냐고 바가지를 긁다 못해 뚫어버려야 할 당연한 이분이
어째 조용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게 바로 침묵.
제우스는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여보...나 왔어...
나 혹시 기다리고 있었어? 먼저 자지.
..........잘 왔어.
안 그래도 마지막으로 얼굴은 보고 인사하는게 좋겠지.
왜.....왜 그래....무섭게......
오늘도 뭐 어느 여편네 가슴팍에서 놀다 왔겠지 뭐.
솔직히 이제는 화도 안나.
저번에는 아르테미스 교복 입고 딸 친구 꼬셨잖아?
내가 그거 듣고 진짜 당신의 바닥이 뭔지 실감했다니까.
내 남편이 그냥 바람둥이가 아니라 초고교급 성범죄자라는 걸 알았을 때
아내 기분이 어땠을 것 같아?
자,자기야....오늘 따라 왜 이렇게 진지해.
그리고 나는 신들의 아버지로서 세상에 내 자식을 늘릴 의무가 있어....
알잖아 내 자식 중에 영웅들 많은 거....
그래. 영웅 사생아들 많이 둬서 좋겠네.
그것도 정도것이어야지.
솔직히 남존여비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 시대에는 여자는 투표권도 없던 시대니까
삼처사첩 만들고 사생아 몇 끌고 오는 건 솔직히 그러려니 해.
그런데 봐봐.
신화상 니가 강간 + 구애 + 겁탈 시도한 여자 숫자야.
이쯤 되면 내가 남자랑 결혼한건지 재앙이랑 결혼한건지 이해가 안가.
이거 이미지 파일 캡쳐가 한 번에 안되서 네번에 걸쳐 쪼갰는데도 부족했다더라
...............도대체 니 꽃U는 뭐하는 기관이니?
열역학 제 1법칙에 의하면 영구기관은 존재할 수 없는데
네 허리힘은 물리법칙까지 무시하는 것 같다?
저,저기....
판본에 따라서 신화도 전부 다르구....
사실 내가 안했는데 했다고 하는 경우도 있구.....
솔직히 저거 전부 내가 했다고 그러면 솔직히 좀 억울한데.....
닥쳐!!! 저 신화가 전부 거짓이더라도
니가 사방팔방에 모내기 하듯이 씨부렸다는 건 변함 없잖아!!!!
그리고 저 신화가 끝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
나 모르게 어디서 얼마나 바람을 피웠는지 어떻게 아냐고!!!
여, 여보....일단 진정해....
나 사실 당신 밖에 없는 거 알잖아.
내 정처는 언제나 당신 밖에.....
허울 밖에 없는 정처 자리 얻어서 뭐하게!!!!!
야, 솔직히 말해봐.
내가 못해준게 뭐가 있니?
내가 애를 못낳니? 내조를 못했니? 아니면 안 예쁘니? 다른 남자를 만났니?
내가 존나 평소에 표독스럽게 구니까
되게 못생긴 줄 아는 사람 있는데
나 미의 3 여신 중 한 명으로 인정 받을 만큼 ㅈㄴ 예쁘거든?
아프로디테가 헬레네로 뇌물 찔러 넣지만 않았어도
솔직히 내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었어.
그리고 다들 하데스가 신화 속 순정남이다, 한결 같다 막 그러던데
걔도 바람 피웠거든?
그리고 페르세포네도 아도니스인가 뭔가 젊은 남자 끼고 살더만
난 그런 적 한 번도 없잖아.
내가 당신 말고 다른 남자 눈길이라도 준 적 있어?
나 신화 속에서 처녀신들 빼고 오직 한 남자 밖에 안보는 유일한 여자야!!!!!!
누가 지금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아 말 끊지 말고 일단 들어봐.
아프로디테 그 쌍년이 나한테 아름다움을 나눠달라고
프쉬케인가 하는 년 보냈더라.
내가 그걸 보고 진짜 여기 처음 오던 날 먹은 석류알이 치솟아 오르는 기분이었거든?
아 씨발 아도니스 두고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던거 기억하면 내가....
으...으응......
아 맞다 그리고 점박이 걔 훈련을 좀 시키던가 해야겠더라.
걔 괴물 출신 맞아? 왜 이렇게 약해?
저번에는 무슨 빵인가 먹고 길을 비켜주지 않나....
언젠가는 인간한테 맞고 붙잡혀가지 않나
나 그때 개장수 온줄 알고 철렁했잖아.
솔직히 저승 지키려고 키우는거 아니지?
우리 점박이 뭐라고 하지 마....
나 여기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키운 애야.....
좀 밥값을 하는 애를 키우던가....에휴.....
어쨌든 이따가 산책 나갈 때 잘 타일러봐. 알았지?
으응.....
자,자기야! 일단 진정해! 너무 흥분했어!
이제야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제우스는
헤라 여신의 마음을 다독이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여자를 화내게 하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고
동지 섣달에 땀띠가 난다고 했던가요,
몸에서 키운 사리가 스팀팩이 되어버린 헤라는 무서울게 없었습니다.
말로 따지는 것도 지겨워.
나한테 사랑한다고 속삭여도 솔직히 감흥도 없고
이제는 당신이랑 있는 일분 일초가 타르타로스 뒹구는 기분이야 알아?
저번에는 헤라클레스인가 뭐시기인가 데리고 와서
나 자던 사이에 내 젖까지 몰래 먹이더라?
나 그거 보고 진짜 죽고 싶었잖아.
여자로서의 자존심이 갈기 갈기 찢기는 기분이었어
내가 무슨 모유공장이니? 불노불사 모유 100% 순도 즉시 가공 완료?
청혼하던 그 날 그날 그냥 혀깨물고 죽어버릴 걸 그랬지
왜 이런 작자한테 속아서! 에휴!!!
말이 심해?
그럼 네가 한 짓은 안심하고?
됐다. 이제 너한테 따져서 뭐해.
짐싸서 친정에 택배 붙여놨어.
너랑은 못살아. 아니, 안살아!
그러니까 이제 갈라서!!!!!!!!!!
그렇습니다.
드디어 인내의 여신 헤라의 인내가 바닥을 쳐버린 겁니다.
이분은 질투의 여신이 아니에요.
인내의 여신이에요.
이 인내력을 가지고
불가에 귀의하셨으면 해탈하여 극락왕생하셨을 거고
예수의 가르침을 받았으면 온누리에 사랑과 봉사를 전파하는 성녀로 추앙되셨을 겁니다.
네이트판에 사연을 올렸으면 톡 1위가 되었지만 주작 의심을 받았을 거고
<사랑과 전쟁>에 소재 신청을 했으면 작가 12명이 달라붙어 어떻게 하면 이 인생을
덜 막장스럽게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을 거고
<이것이 인생이다>에 출연했으면 시청자의 가슴을 으깨버렸을 비운의 결혼 생활은
결국 파탄을 맞이해버린 겁니다.
허참.....나간다고 하면 무서운 줄 아나......
헤라가 씩씩 거리며 친정에 가버리자
제우스도 처음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흥 칫 뿡
뭐 지가 아쉬우면 어련히 오겠지 뭐
내 인생에 여자가 지 혼자 뿐인 줄 아나
남자가 밖에서 큰일하다 보면 다른 여자 좀 만날 수 있지 뭐,.
이래서 목소리 큰 여자 만나면 안된다니까
지아비 무서운 줄 몰라요.
처녀 때는 저런 줄 상상도 못했는데......
.........................그런데 진짜 큰일이 생긴 겁니다.
헤라가 진짜 돌아오지 않은 겁니다!
처음에는 어련히 오겠지
화풀리면 오겠지
심심하면 오겠지
시간 지나면 오겠지
연락이라도 하겠지
기별이라도 넣겠지
연락이라도 넣겠지........
하면서 기다리던 제우스는 패닉 상태에 빠집니다.
어?
마누라가 왜 안오지???????
이제 슬슬 올때가 됐는데........
어??? 어???????
이분은 자업자득 결과에 슬슬 패닉하게 됩니다.
참고로 신화 역사상 제우스가 이렇게 당황한 적은 손에 꼽힙니다.
심지어 기간티스라는 괴물이 쳐들어 왔을 때도
안놀라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마누라가 집나가니까 충격 먹음
그러니까 진작에 잘하지.
으허허헝 ........
마누라 집나갔어
아씨 ....... 내가 너무 심했나............
나갈때 치맛자락이라도 붙잡을 걸 ......
엎드려 빌거 그랬나..........
내가 뭘 잘못했지?
젠장, 짚이는게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어 ..............
사실 헤라가 화는 여러번 냈지만 극단적인 방법을 강구한게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거기다 헤라의 말대로
헤라는 내조도 잘해, 얼굴도 예뻐, 애도 잘나, 바람도 안피워, 일도 잘하는
그야 말로 완벽한 아내여서 흠 잡을 것도 없었습니다.
헤라가 무슨 일? 이라고 하실수도 있지만
그시절 여자들은 남자들을 대신해 집을 지키는 일을 했습니다.
고대 스파르타 같은 경우 남자가 전쟁에 나간 사이에
반란이라도 일어나면
여자들이 갑옷을 입고 반란을 진압했을 정도입니다.
놀랍게도 지금까지 별의별 일이 있었지만
신들이 잡혀서 두들겨 맞은 적은 있어도
올림포스가 함락되거나 엉망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즉, 헤라는 올림포스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조율 하는 존재였습니다.
괜히 딸인 헤베가 암브로시아를 따르던게 아닙니다.
그래서 올림포스의 진정한 실권자는 헤라라는 말이 있지요.
그러니 엄마말 잘들읍시다.
그런 가정의 여신이 파업을 했으니 집안 꼴이 꼴이었겠습니까.
아....진짜.....솔직히 내가 좀 잘못한 것 같긴 한데.....
아무튼....이 방법을 어찌하면 좋지.....
혹시 좋은 생각 있는 놈 있냐?
제우스는 슬쩍 이 방법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지만
여론은 대략 이랬습니다
들었어? 헤라 여신이 집나갔다면서?
보따리 싸고 친정으로 가버렸다는데?
솔직히 저는 이런 날이 언젠가 올 줄 알았어요.
헤라여서 그 정도였지, 누가 그걸 버텼겠어?
맞아요! 전 솔직히 제우스가 딱히 불쌍하지도 않아요.
자업자득이지 뭐.
맞아! 동정할 가치도 없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네. 지금까지 제우스가 저지른 짓이 있어서
아무도 제우스를 동정하지 않았던 겁니다.
다들 한 마음 한뜻으로 헤라를 응원했죠.
아 씹........하나 같이 쓸모가 없어.....
조,좋아.....
일단 궁금하기도 하니 직접 가볼까.........
그렇게 제우스는 직접 헤라의 친정집을 찾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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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