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2년만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 선수들이 큰 선물을 받을 듯하다. 그동안 홈코트로 사용해온 안산 상록수체육관보다 훨씬 시설이 좋고 관중 수용 규모도 큰 새 경기장을 우승 보너스로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선수들에게 약속한 선물이다. 제 시장은 3월 21일 한국전력과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관전했다. OK저축은행이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하자 최윤 구단주를 껴안으며 기뻐했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의 모든 홈경기를 빠짐없이 관전했던 제 시장은 ‘새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이 어떠냐’는 주위의 얘기에 실무 담당자를 불러 “실행방안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승리에 기뻐하며 건넨 덕담처럼 보이지만 아니다. 그동안 안산시는 상록수체육관에서 경기가 벌어질 때마다 많은 걱정을 했다. 생활체육용으로 지어진 체육관이라 문제가 많았다. 부지가 좁아 관중석이 너무 경사졌다. 2700명 수용 규모다. 많은 관중이 몰리면 사고 가능성이 있다. PO에서도 관중이 넘치자 구단과 안산시는 제발 관중이 더 오지 않기를 바랄 정도였다.
1일 열릴 삼성화재와의 챔프 3차전은 더할 것이다. 그래서 새 경기장 건설을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부지는 있다. 단원구 초지동 와스타디움 부근이다. 돔구장을 지으려고 준비해둔 곳이다. 최대수용인원 6000~8000명 규모에 다양한 시설을 추가해 안산시를 배구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팀 유니폼에 ‘We Ansan’이라는 글자를 붙이고 철저히 지역과 밀착된 활동을 펼쳐온 OK저축은행의 진정성도 새 체육관 건설에 한 몫 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안산시민들에게 OK저축은행은 큰 위안이 됐다. 유니폼 앞의 로고는 ‘위안’을 떠올리게 했다. 그동안 V리그의 숙제는 13개 구단의 확실한 지역연고 정착이었다. OK저축은행은 어느 팀보다 이 부분에서 앞장섰다. OK저축은행은 훈련장도 용인에서 안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훈련장과 숙소까지 경기장 부근에 만들어 안산시민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