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오랜 비행의 피로와 찬공기중에 아른거리는 화상자국,
전날 마사지를 받을때 바른 코코넛오일의 번들거림과
배낭의 무게가 느껴진다.
현관문을 마주보고 키를 쑤셔넣어 돌린다.
허무하게 저항이 없다.
문고리를 잡아당기자 횡하니 열려버린다.
머리에 번개가 친다.
여행가는날이 떠올랏다.
늦잠을 자버린데다 짐도 꾸리지 않아 정신이 없었다.
결국 오리발을 까먹어서 현지에서 빌렸다.
도둑이 들진 않았는지 불안함을 느끼며 집에 들어섯다.
다행이도 모든물건이 제자리에 있는듯 하다.
다른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았다.
신발을 벗고 복도로 들어서며 허물을벗듯 가방을 던져놓았다.
의심도 같이 내려놓으며 여행중의 헤프닝으로 남겨두기로했다.
2주간의 여행피로는 짐정리와 다른 모든것을 다음으로 미루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한국에는 눈이오고있었다.
얼어있는 몸을 녹이기 위해 침대로 뛰어들었다.
이불안은 따뜻했다.
매우 따뜻했다.
머리에 번개가 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