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 휘호란 자신이 생각하는 좌우명 같은 단어들을 한자로 쓰는건데 바둑판 밑에다 쓰기도 하고 휘호부채라 해서 상품으로 나오기도 함.
암튼 함 봐보자.
1. 조훈현 "무심(無心)"
조훈현은 프로기사 최초로 도예서화 전시전을 열정도로 나름 이쪽방면에도 실력파이심.
이창호에게 타이틀을 한창 뺏기면서 추락할 무렵 괴로워 하던 그에게 '나도 질수 있다, 편하게 생각하라'는 충고를 많이 받았다고 함.
이때 얻은 무심이라는 심득이 아마도 조훈현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듯.
2. 이창호 "성의(誠意)"
너무나 이창호 다운 담백함.
그를 정말 잘 대변하는 단어인 듯 해.
휘호 때문에 서예도 많이 연습했다 하심 ㅋㅋ
3. 유창혁 "우일신(又日新)"
나날이 새롭다는 뜻으로 4대천왕 유창혁의 좌우명.
4. 서봉수 "락(樂)"
휘호 이미지가 딱히 없네 ;;
서봉수가 응씨배 우승후 대회 뒷풀이 만찬에서 휘호식을 가질때 다들 어떤 글을 쓸지 궁금해 했지.
봉수형은 망설임 없이 '락'을 쓰시고 파안대소하심.
옆에 있던 준우승자 오다케의 표정은 일그러졌다는 후문 ;;
5. 조남철 "수담망우(手談忘憂)"
한국바둑의 뿌리이자 최초의 프로기사 조남철 선생의 휘호.
"바둑으로 근심을 잊는다"는 뜻.
6. 후지사와 슈코 "대도무문(大道無門)"
일본바둑계에 한획을 그은 기인 후지사와 슈코의 휘호.
직역하면 "큰 길에는 장애물이 없다" 정도?
속뜻은 "바르게 행하면 잔재주를 부릴 필요가 없다"라고 함.
7. 고바야시 고이치 "천도(天道)"
조치훈의 라이벌 고바야시.
하늘의 길이라...
8. 요다 노리모토 "일기일회(一期一會)"
"단 한번의 삶에 단 한번의 기회"
일기일회는 법정스님때매 유명한 단어인데 단한번의 만남이라도 소중히 하라는 뜻으로 이 말을 쓰셨지.
9. 조치훈 "소심(素心)"
불사신 조치훈형!
소심은 평상심정도로 생각하믄 될듯.
필체가 개구쟁이 같은느낌? ㅋ
서예가가 개성이 강한 글씨라고 평가함.
10. 임해봉 "무아(無我)"
오청원의 첫번째 수제자로서 일본의 한시대를 풍미했던 임해봉.
나를 잊는 경지. 무아.
11. 루이나이웨이 "몽(夢)"
“바둑은 내 인생 그 자체이고 동시에 내 꿈이다”
12. 장쉬 ??
현 일본 기성 장쉬는 신세대 기사답게 휘호로 묘수풀이(바둑문제)를 선보임 ㅋㅋ
휘호 볼 시간에 문제 하나 더 풀라는 뜻인가ㅡㅡ
하지만 이미 울나라에서 몇십년전에 김수장9단이 똑같은 짓을 했다는건 너도 몰랐겠지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