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앞에 다가오게 되니 수많은 독백들, 수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떻게 할지 몰랐고, 나의 판단력은 상실하였고
나의 감정은 분노 좌절 슬픔 기쁨 우울 기타 여러가지 감정들이 미꾸라지처럼 요동쳤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공허하여서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밖에 나가 그냥 무작정 걸었다.
폐쇄적인 공간인 내 방에서 이별을 준비하는 건 지옥과도 같았다.
무작정 오랫동안 걸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다리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배는 고프지도 않았다.
담배와 술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담배와 술에 의존하면 안되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의 판단력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
사랑하는 사람과 숱한 이별을 겪었지만,
이별은 언제나 낯설고 힘들고 아프다.
내가 남에게 상처주었던 걸 고스란히 돌려 받는다고 생각해도,
그렇게 긍정적으로 마음을 바꾸어 보아도 힘들고 아픈건 변함이 없다.
그래도 적어도 그 짧은 기간 동안에는 기간과 시간에 관계없이
나는 진심이였으니까.
나의 마음을 다 줘버렸으니까.
할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녀를 만나기 전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한 것을 알기에 너무나 잘 알기에
그녀를 알기 전 처럼 생각을 해보려해도 이미 내 머릿속과 마음속엔 너무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서 불가능해졌다.
내 자신이 점점 비참해져만 갔고 비수였고,
내 자신이 초라하고 한심하고 바보 같았다.
이런 상황에서 계산적으로 두뇌회전을 빠르게 하여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싶지만
사랑 앞에선 모든게 무용지물.
어느날 우연처럼 갑자기 내 마음에 들어와버린 너.
다시금 이별의 아픔이,
다시금 사랑의 아픔이
무엇인지 되새김을 하게 해주고 간 너.
고맙고 밉다는 말을 남기며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