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바둑을 좋아하는데요. (그래봤자 아직 한자리 급수도 못 지나갔지만 ㅜㅜ) 오유에 미생 열풍이 불 때, 전 바둑 열풍도 같이 불기를 원했지만
아쉽게도 관심 조금만 가질 뿐 그리 큰 관심은 없어 보이더군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바둑 하는 분이 늘까 싶어서 초보자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이세돌의
대국을 좀 소개할까 합니다.
이 분의 글을 읽는 걸 추천이요.
출처: 엔하위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세돌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진이 아닌가 싶다. 웃는 사진은 뭔가 안 어울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기사인 이세돌 입니다. 아마 나이 지긋한 분들은 조훈현, 이창호를 많이 아시겠지만, 좀 어리신 분들, 한 20대 쯤이면 이창호, 이세돌을 많이 아실겁니다. 종종 오유에 이 분의 어록이 올라온 적 있죠. 몇몇 어록을 적어보자면...
(바둑계 중 최강자 3명을 고르자면?) "조훈현, 이창호, 요다 정도겠죠." (누군가 그 자리에 있던 마샤오춘을 끼어넣자.) "마샤오춘은 빼주세요." (참고로 마샤오춘은 이세돌을 천재로 인정하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이창호는 천재로 인정하지 않았다네요.)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요." (가장 이세돌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말인 거 같네요.)
어록은 이정도로 하고, 이 분을 고른 이유가 개인적인 팬이라서 보다는 이 분 기풍이 상당히 전투적이어서 입문자가 봐도 상당히 재미있는 대국이 많습니다 .거기에다 생각이 상당히 자유로워서 기상천외한 수가 나오기도 하죠. 역전승도 많고요. 사실 명국선이라기 보다는 초보분들 눈을 호강시킬만한 대국을 골랐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럼 첫번째 대국부터 하겠습니다.
이세돌 (백) VS 콩지에 (흑)
쿵제라고도 부릅니다. 콩지에도 중국에서 꽤 이름 나가는 기사죠. 전 잘 모르지만요, 듣기로는 꽤 두텁고, 침착한 바둑을 둔다더군요.
출처: 타이젬 기보. (옆에 해설이 있는데, 집중력이 떨어질까봐, 잘랐습니다.
검은 동그라미 친 곳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백 8점이 그대로 흑에게 잡힐 거 같습니다. 저게 잡히면 그대로 바둑 끝 입니다. 전 돌 던졌을 거에요. (항복) 프로도 저거 잡히면 돌 던지는 기사 많을 겁니다. 하지만 매우 살리기 힘듭니다.
그래서 이세돌은 살렸냐고요?
못 살렸습니다. 저 한 수로 저 백돌은 다 죽었습니다. 즉 이변이 없는 한, 저 동그라미 친 부분은 전부 흑의 집이 될 거라는 말입니다. 좀 세보니 80집 정도 같아보이네요. 반면에 백의 집은 아무리 크게 봐봤자, 35~40집 정도로 보입니다. 즉 40~50집이 차이가 난다는 소리입니다. 거기에다 이미 바둑판 중 절반을 뒤덮은 상황... 앞으로 흑의 집이 더 많아지면 사실상 돌을 던져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세돌은 상변의 흑돌을 공격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저 수로 또 흑은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진 것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아직 저 검은 동그라미 친 부분도 산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다...
상변의 흑돌을 공격하면서 검은 동그라미 친 부분의 백 집도 확정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늘었습니다. 여기에서 바둑의 묘미가 드러나죠. 대마를 잡는 것만이 아닌 대마를 공격하면서 부수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대국은 그걸 잘 보여주는 대국이죠.
결국 콩지에는 저걸 다 살리려다가 실패하면 더 크게 죽는다는 걸 알고는 아예 죽게 냅뒀습니다. 저 한수로 동그라미 친 부분의 흑돌은 죽었습니다. 이부분에선 이젠 호각 입니다.
콩지에도 마냥 당할 수 없습니다. 흑은 저기에서 수를 내야만 합니다. 하지만 수가 안난다면 백의 승리입니다. 그 결과는...
결국 흑은 수를 못내고 저 흑돌이 다 죽고 말았습니다. 결국 콩지에는 돌을 던지고 말죠.
콩지에는 참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을 거에요 거의 50집 차이나는 바둑을 저렇게 지고 말았으니까요.
사실 이 대국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이세돌은 한국 기원과 여럿 충돌이 있었습니다. 결국 대국을 안하겠다고 선언하고 휴직해버리죠. 결국 나중엔 한국 기원과 화해 한다음에 다시 대국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 후 연승을 이어가다가, 중국 기사와의 첫 대국이 바로 이 콩지에와의 대국입니다.
두번째 대국
홍창식 (백) VS 이세돌 (흑)
비교적 이세돌이 낮은 단이던 시절의 두어진 바둑입니다. 그래서인지 방송 자료가 없네요. 혹시 있다면 제보 좀요;; 보고 싶어요. 정말...
이 대국은 진짜 이세돌의 천재성을 알아볼 수 있는 대국일 겁니다.
네... 일단 저 동그라미 안의 흑돌은 '현재' 상태에선 죽었습니다. '현재'에선요. 그렇다면 나중에 이세돌이 살린다는 거겠죠.
일단 좌변 쪽에 걸쳤습니다. 사실 흑 대마가 잡혔다곤 해도, 주변의 흑돌이 백을 봉쇄했고, 아직 바둑판은 크기 때문에 위의 콩지에 만큼 절망적은 아닙니다.
그냥 중간 전개를 보여준 겁니다만... 저 동그라미의 모양을 보세요. 이세돌이 거기까지 예상했을까 싶지만, 저 모양이 백돌의 멸망을 불러옵니다.
위의 동그라미 모양은 축이라고 합니다. 아래의 동그라미는 축머리라고 하죠. 일단 생초보 분들을 위해, 축과 축머리를 설명하자면...
그냥 이 분 글을 봐주세요 ㅜㅜ 저 설명 못해요ㅜㅜ (그러면서 해설을 왜할까? 라는 의문이 드신 분은 반대를 주세요)
사실 축머리가 있기에 저 백돌은 탈출을 하게 됩니다. 보통 축을 실패할시 피해는 7집 반이라고 하죠. 덤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그러나 평범하게 갔으면, 이 대국이 뽑힐 이유가 없죠!
보다 싶이 몰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세돌이 프로라는 작자가 초보적인 실수를 한걸까요? 아닙니다.
빨간 동그라미 친 곳에 흑이 두자, 검은 동그라미친 곳에 백을 뒀습니다. 당연합니다. 저 백돌이 잡히는 순간, 잡아놨던 흑돌이 유유히 살아갑니다. 그 후엔...
일단 저 백은 살아나왔습니다. 하지만 다음 한 수는 이세돌의 뜻을 알 수 있게 해주죠.
저 수를 둠으로 인해서, 검은 동그라미 안 쪽에 있는 백은 죽고, 빨간 동그라미 안에 있는 흑돌도 살고 반대로 저 안에 있는 백돌은 전부 죽어버렸습니다. 결국 이 대국은...
왼쪽 아래 동그라미 있는 곳의 백돌은 다 죽고, 오른쪽 위 동그라미 쪽에 통집이 나서, 결국 홍창식 기사는 돌을 던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진짜,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을 거에요...
헉... 헉... 다 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