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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그만 두었지만..
게시물ID : blacksand_8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맛있으면그만
추천 : 13
조회수 : 56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12/21 21:54:41
오유 이게시판 저게시판 안가리고 눈팅하고 다니는 눈팅징어예여 주로 베스트와 요리게를 훔쳐보고 있져

그런데 오랜만에 들린 게임게시판에 온통 검은사막이야기로 도배가 되어있더라구여

다른 이야긴 없나 하고 검은사막이 안적힌 제목을 눌렀는데 걔도 검은사막이야기예여

2페이지..3페이지도..아니 이게 뭔데 왜 심즈글은 없냐며..

구경이나 하려고 깔았어여.. 가보니 그날이 오픈날이었어여

다운 받으려니까 "귀 댁의 컴푸터 자원을 좀 쓰고시픈디 협조좀 해주세여" 라고 하길래

"시러!" 하고 단호히 거절했더니 다운이 안되더라구여.. 결국 강제로 컴푸터 자원을 주었지만

구식 컴푸터라(언제 샀는지 기억안남) 램도 업그레이드 옛날옛적에 하여 2기가구여..

이런 좁쌀만한 컴푸터 자원을 뺏아가다니 벼룩의 간을 빼머거랑 하면서 눈물을 머금고 손가락을 빨면서 다운로드를 기다렸어여

저처럼 자원을 뺏긴 선량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다운도 설치도 금방되었어여..

그리고 게임시작 누르기 전에 환경설정을 할수 있길래 그래픽 최하로 열심히 설정해서 시작했져

물론 그전에 오유게시판에서 훔쳐본 서버들 중 하나인 플로린을 점찍어두고 가긴 했어여

구경만 하고 오긴하겠지만 혹시라도 스쳐지나간 여행자에게서 낯선 징어의 향기가 나지 않을까하여..

갔더니 정말 몇년만인지도 모를 쓰리디 꼐임 화면에 눈이 그만.. 

풀만 먹다 고기를 먹은 사람처럼 눈앞이 뿌얘지는데 손가락 와이퍼로 닦아내보니 순도99%의 물이었어여

아무튼 무의미하게 매일 팬케이크나 스프를 만들어서 가져다 바치고 고기를 구워서 바치고 티비를 보고 침대에서 데굴데굴거리는 일상에서

판타지모험을 시작하게 된 흥분에 두근두근 거리며 캐릭터를 골랐어여

손이 고자니까 직접 붙어서 싸우면 애로사항이 꽃필것 같아 칼이나 몽둥이 들고 싸우는 남자 둘은 제쳐두고

레인저를 보니 너무 이쁘더군여

거부감이 들어 소서러를 하기로 해써여

얼굴을 찰흙처럼 쪼물딱 쪼물딱 거리면서 좀 현실적으로 만들자며 만지작 거리다보니

얘 턱이 좀 뾰족한거 같아 좀 늘리자

얘 코가 왜이래 좀 늘리자

얘 콧대봐 좀 낮추자

얘 머리 왜이러니 좀 퍼트려 엘라스틴했니

얘...

순간 흠칫한 저는

거울을 가져와서

모니터와 비교했져

제가 되어가고 잇떠군여

왠지모를 신기함에 어디까지 닮을수 있나 보려고 과감하게 거울을 따라하기 시작했더니

그만 돌이킬수 없는 성형부작용의 피해자같은 얼굴이 되어 과도한 성형은 해선 안되는 것이라며

돈한푼 안들이고 깊은 깨달음을 얻은채

적당히 타협해서 닮았지만 안닮은 눈파란 소서러를 만들었어여

만들다 중간에 갑자기 중2병이 발동해서 짝눈 뭐였쪄 오드아이던가여

빨간눈 파란눈 해봤는데 무섭더라구여

아무튼 그렇게 만든 소서러를 데리고 모험을 시작하려는데 이름짓는데서 또 한시간정도 걸렸어여

가문명도 지으라길래

13살 뾰로롱꼬마마녀

있더군여

뾰로롱

있더군여

뽀로로

얘도 있어여

가만히 있다가, 가슴이 빵빵한 희망가득한 소서러씨의 바디를 보며 아 이런 분을 데리고

내가 감히 뾰로롱같은 어줍잖은 이름을 들이대고 있었구나 싶어 섹시누님 이라고 썼다가

차마 이런 노골적인 이름을 달고다니기 힘들것 같아 세쿠시누님으로 바꿨어여

근데 누가 절 보면 세쿠시누님님이라고 할지도 모르니 님을 빼서 세쿠시누로 만들었져..

이런 과정을 말해주지 않으면 아무도 섹시누님이라는 뜻이란건 모를것 같은 이 완벽한 암호화..

저도 모르게 흠칫할 정도로 놀란 이 천재적 자질에 보안회사에서 절 스카웃해가지 않을까 두근두근하면서

게임을 시작했어여

아 10시가 되가네여

자러갈께여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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