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저는 원래부터 김광석씨를 정말 너무 좋아했죠. 그래서 나가수에서 김광석씨 노래가 나온다고 하면 기대를 하면서도 우려가 섞여있어요.
하지만 나가수에서 김광석씨 노래를 듣고 만족한 걸 들어본적이 없는 것 같네요 인순이씨가 서른즈음에 부른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를 했는데
그 서른즈음에 노래에 담겨있는 무력함, 허무함, 허탈함 그리고 쓸쓸함 등은 표현 못하고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나레이션을 넣어서 참 기분이 안좋았었죠. 정말 기대를 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적우의 이등병의 편지, 뭐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전 적우씨를 별로 안 좋아해서 별로...
그리고 이번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신목경씨가 이 노래를 지어서 불렀을 때는 '어느 노부부 이야기'인 걸로 알아요. 다른 가수분들은 그렇게 부르시던데 김광석씨는 중간에 60대가 들어가더라구요) 아. 정말 이 노래 박완규가 부른다는 거 보고 환호를 했어요. 진짜 박완규 노래만큼은 갑이니까. 임재범 이후로 발라드에서 강렬한 포스를 낼 수 있는 가수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그 결과는. 들으면서 화났어요. 개인적으로.
편곡하면서 멜로디를 다 바꿔놨어요. 샤우팅으로. 원곡이 워낙 좋다보니 다들 많이 감동을 느끼신 것 같은데 진짜 김광석씨가 불렀을 때 감동이 전 전해지지 않았어요. 그 쓸쓸함, 여운, 안타까움, 황량함.
저는 그래서 자문위원들의 가사전달력 보고 공감을 했어요. 저렇게 해서 저 좋은 가사가 제대로 전달이 될까? 자막이 안 나오고 원곡을 몰랐던 분들도 이 가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전에 또 그런 적이 있어요. 이번 슈스케3에서 버스커 버스커가 정류장을 불렀어요. 팬들은 좋아하고 사람들도 곡이 좋다면서 환호하던데 이승철은 악평을 했죠. 원곡의 분위기가 안산다고 했었나?
전 진짜 공감했었어요! 패닉의 정류장을 진짜 하루에 한번 밤마다 유튜브를 틀어놓고 듣고 잘만큼 좋아했으니까. 가을 분위기에 우울한 곡을 버스커 버스커가 너무 가볍게 불러서 개인적으로 별로였는데 사람들은 좋아하더라구요. 저는 원곡을 못듣고 그 노래를 들어보니 좋아하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이런 적 없나요? 내가 너무 좋아했는데 다른 가수가 그걸 불러서 실망시킨 곡 이런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