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도핑 파문'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결정적 단서로 알려진 '녹음파일'과 관련 T병원 김모 원장 측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병원장 측은 이 녹음파일에 대해 의도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녹음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박태환이 해당 주사가 남성 호르몬제임을 알고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원장은 "박태환 측이 대화를 녹음했는지 몰랐으며, 박태환이 내게 언성을 높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도핑 양성 결과가 나온 뒤 병원장을 찾아가 "이게 무슨 일이냐. 문제가 없는 주사약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강하게 따져 물었다는 박태환 측의 주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조선일보'는 또 "김 원장이 '우리 병원의 안티 에이징(노화 방지) 프로그램을 받는 사람들에겐 모두 남성호르몬 치료를 받는다고 알려준다. 박태환에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원장의 주장이 사실이면, 박태환이 남성 호르몬제임을 알고도 별다른 의심 없이 주사를 맞은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원장 측은 또 박태환과 소속사 팀GMP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태환의 누나 등이 병원을 찾아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을 녹음하려고 시도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김 원장은 "박태환의 누나가 '이 남성호르몬 정말 아무 문제없는 겁니까' '운동하는 애들 맞아도 돼요'라는 질문을 되풀이했다"면서 "난 '전혀 문제없다. 우리 회원들도 다 맞고, 운동하고 골프도 친다'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박태환의 누나에게서 "불만이 있다고는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태환이 간호사에게 보낸 카카오톡 내용도 공개했다. 김 원장은 "박태환이 작년 11월 초 간호사의 카톡에 '누나, 그날 나 엉덩이에 굉장히 아팠던 그 주사 뭐지'라고 물었다더라. 마치 몰랐던 것처럼"이라면서 "간호사가 '남성호르몬이잖아요'라고 답했더니 '나 남성호르몬 맞았어요'라고 되물었다더라"고도 말했다.
한편, 검찰은 녹음파일을 이번 사건에서 박태환의 고의성을 판단할 중요한 단서로 보고 김 원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고심 중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2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의 청문회에도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영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