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블로그 하나 운영하지 않는 저로써는 개인 기록을 남길 겸 해서 인기는 없지만 계속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요아니나에 있는 성의 내성 (inner castle, ιτς καλέ)입니다.
요아니나는 생긴지 2천년밖에 되지 않은 그리스의 신생(?)도시이고, 이 성도 길게 잡아야 고작 2천년밖에 안되어서 그런지 외부인들에게 되게 인기없는 장소입니다.
게다가 15세경 오스만제국 시절, 오스만제국의 실력자 알리 파샤가 이곳을 좋아해서 성을 새로 건축했다고 하니 터키를 미워하는 그리스 사람들에겐 더더욱 별볼일 없겠죠.
그치만 천년고도 경주를 자랑스러워하는 신생국가 꼬레아의 촌놈은 2천년이나 되었다는 성이 무척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내성에 들어가면 이렇게 오래된 건축터가 있습니다.
어차피 2천년밖에 안된 곳인지라 보호니 뭐니 그런거 없습니다.
그냥 개들이며 놀러온 애들이며 막 들어가서 돌아다니고 뛰어놉니다.
옆에는 알리 파샤의 무덤도 있는데, 웬지 무덤 사진 찍으면 꿈에 알리 파샤 장군님이 나타나서 이놈 할거 같아 포기했습니다.
요아니나 내성, 즉 이치 깔레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커피도 한잔 마십니다.
여긴 늘 사람이 붐비는 핫플레이스인지라, 아직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모두다 야외에 나와 각자 커피와 술을 한잔찍 합니다.
멀리 보이는 산 꼭대기의 만년설이 사실 이 사진의 포인트였는데, 잘 안보입니다.
제가 요아니나에 도착한지도 한달여, 3월이 지나니 푸릇푸릇해지고 꽃도 피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시내 근처에 위치한 일종의 문화센터(?) 앞마당입니다.
산책을 하던 중에 초록 풀밭에 핀 하얀 꽃이 예뻐서 찍었던 모양입니다.
요아니나의 봄입니다.
이 때는 아내와 떨어져 혼자 지내던 시기인지라, 집에 혼자있기 싫어서 틈만 나면 산책하러 밖에 나가고 그랬습니다.
사진속에 보이는 대로, 요아니나는 호숫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호수 건너편으로는 높은 산이 있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뷰입니다.
물과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는 언제봐도 멋집니다.
비슷한 뷰입니다만, 아쉽게도 호수는 보이지 않네요.
그래도 전 이런 골목을 좋아합니다. 어디든 여행가면 큰길보단 골목으로 다니죠.
골목을 들어가봐야 진짜 그 도시를 본 것 만 같은 기분이에요.
부활절에 친구의 초대를 받아서 친구집에 갔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부활절에 우리 명절처럼 가족들이 모여 양고기를 이렇게 구워먹습니다.
대부분 시골에서 키우던 양을 직접 잡아 먹습니다. 이 양도 친구 아버지께서 직접 총으로 쏴서 잡은 양입니다.
양의 속을 모두 비우고, 내장을 한데 꼬치에 돌돌 말아 함께 굽습니다.
이렇게 몇시간을 돌돌 돌려가며 구운 양고기와 내장구이는 무척 맛있었습니다.
제가 맛있게 먹자 친구 어머니께서 무려 양다리를 싸서 손에 들려주었는데, 집에 와서 먹으니 맛없더라구요.
양고기를 안주삼아 술도 한잔 들어가니까 흥이 났는지, 친구의 형이 그리스 전통악기(라고 주장하는) '부주끼' (μπουζούκι)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기타랑 비슷한 악기지만, 한 줄에 서로 다른 두께의 스트링이 두겹으로 있습니다. 해서, 치면 자동 화음이 들어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한테도 쳐보라고 건네줬지만, 악기고자인 전 그냥 폼만잡고 말았습니다.
찾아보니 생각보다 쓸만한 사진이 많이 없네요.
빠른 시일 내에 코르푸 섬 여행 사진을 좀 방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