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더 낼래? 아니면 장소를 서울로 옮길래?" 필자는 강원도에서만 대회를 하겠다는 이들에게 이것부터 묻고 싶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3년 앞으로 다가온 지금. 한국에서는 아직도 경기장은 어떻게 할 것이고, 어디에서 해야 하나 하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몇몇 시민단체 주최로 분산개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고, 3일 국회에서는 거물급 정치인이 참석해 올림픽 시설 사후활용에 대해 토론회가 열렸다. 그러나 주장만 하고 있을 뿐 아직도 정확한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가 없다. 하키뉴스는 지난 12월18일자 발행인칼럼을 통해 아이스하키 서울분산개최를 제안했다. 그리고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필자는 다시 한 번 제안한다. 아이스하키 종목은 서울에서 열자. 방법은 이렇다. 올림픽 공원내의 펜싱경기장과 체조경기장, 그리고 목동실내링크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체조경기장은 이미 피겨 갈라쇼을 수 차례 열었다. 그곳을 복합시설로 개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스링크와 실내체육관을 겸할 수 있는 경기장을 만들면 된다. 그럴 경우 1~2백억원 정도의 적은 비용이면 된다. 김자호 간삼건축회장은 "라커룸 8개를 만들고 공조시설만 들어가게 개조하면 된다"고 했다. 한국에서 가장 큰 목동링크는 5천 석이다. 링크사이드에 이동식 좌석을 신설하게 되면 6천 석 이상 자리가 나온다. 거기에서는 관중이 비교적 적은 여자아이스하키를 하면 된다. 목동 개조 역시 큰 돈이 들지 않는다. 현재 공사중인 강릉의 아이스하키경기장 2곳의 공사비는 2천억원이 넘는다. 조직위원회는 이 두 링크의 사후활용방안을 하나는 철거, 하나는 다른 시설로 전용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돈걱정 없이 내린 결정이다. 올림픽은 유산을 남겨야 한다. 뿐만 아니라 흥행에도 성공해서 적자를 면하도록 해야 한다. 강릉에서의 아이스하키경기 개최는 적자가 불을 보듯하다. 사후활용방안도 치졸하다. 더구나 NHL선수들이 숙소, 식당시설의 미비를 이유로 꺼려한다. 우리 잔치에 최고의 스타가 오지 않는다면 흥행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가 대회장소를 평창과 강릉으로 좁힌 이유는 IOC의 정책 때문이었다. 1시간 내에 경기장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평창은 3수를 해야 했지만 이제는 IOC위원장이 바뀌었다. 독일의 토마스 바흐다. 실용주의자인 그는 이미 평창의 분산개최를 제시했다. 한국만의 대회가 어렵다면 일본과 같이 해도 좋다고까지 했다. 2014 개최도시 소치가 수십 조원을 투자해놓고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 내린 결정이다. 그런데도 한국정부는 망설인다. 세금을 왕창 걷어서 빚더미 잔치를 할 셈인가? 올림픽공원은 88서울올림픽의 레거시로 남아 있다. 흥행도 되고 혈세를 줄이고, 또 유산도 남길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뭘 고민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