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때로 돌아가도 다시 약물을 복용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주목을 끌었던 ‘몰락한’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이 이번에는 음주 뺑소니 사고로 법정에 서게 됐다. 자신이 일으킨 사고를 함께 있던 여자친구에게 뒤집어쓰게 한 혐의 역시 받고 있다.
4일(이하 한국시간)콜로라도주의 휴양도시 아스펜의 지역지 아스펜 데일리뉴스는 암스트롱이 ‘과속, 음주 뺑소니 사고’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의하면 암스트롱은 지난 해 12월 29일 파티에 참가했다가 음주상태에서 여자친구를 태우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과속으로 달리다 주차 돼 있던 자동차 두 대를 들이받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그대로 사고장소를 떠났다.
문제는 이후에도 발생했다. 피해자들의 신고로 경찰은 암스트롱 소유의 SUV가 사고 당시 앞 범퍼가 깨졌다는 사실까지 알아냈지만 암스트롱의 여자친구인 애나 한센이 “내가 운전했다”고 나섰다.
경찰은 이후 수사에서 암스트롱이 파티장을 떠날 당시 자동차 문을 열어줬던 사람에게서 “암스트롱이 운전석에 앉았고 여자친구는 조수석에 앉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결국 경찰의 추궁 끝에 여자친구인 한센은 “암스트롱이 사고를 냈다고 하면 전국적인 뉴스가 될 것이 뻔 해 거짓말을 했다”고 최초 진술을 뒤집었다.
결국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암스트롱은 뺑소니 범죄 외에 여자친구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 했던 비겁한 이미지까지 갖게 된 셈이다.
현재 암스트롱은 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성폭력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고용했던 변호사를 자신의 법정 대리인으로 선임한 상태다. 암스트롱에 대한 첫 심리는 3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다.
세계최고의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거기다 고환암을 극복하고 이런 위업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한 때 전세계인의 영웅이었던 암스트롱은 약물 복용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국제사이클연맹은 암스트롱의 모든 우승기록을 박탈했고 사이클계에서 영구 추방 결정을 내렸다.
암스트롱은 최근 미디어 인터뷰에서 “만약 투르 드 프랑스 대회에 나갈 때와 같은 상황으로 되돌아 간다면 다시 약물을 복용할 것 같다”면서 당시 자신의 행위가 만연했던 사이클 선수들의 약몰복용 풍조도 이유가 됐음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사람들이 나를 다시 받아줄 수 있다면 사이클계로 돌아가 어떤 일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으나 이번 사고로 복귀에서는 더욱 멀어지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