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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은행의 금융사고
게시물ID : economy_94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붕어소년
추천 : 10
조회수 : 1906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4/12/17 10:46:23
캐나다에서 몇년째 살다보니 몇 개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습니다. RBC와 스코시아뱅크, 그리고 TD은행입니다. 이 세 은행 모두 캐나다에서 제일 큰 은행들입니다. 
캐나다에서 온라인뱅킹하는데는 모바일 앱을 주로 이용하고 PC도 이용합니다. 이체라던지, 각종공과금 납부라던지 자동이체라던지 아무런 문제 없이 쓰다보니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드네요. 
한국에선 당연시 여기게 되는 공인인증서라던지, 보안카드라던지,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본인인증같은 수단이 전혀 없는데도 전혀 문제 없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최초 계좌 오픈시 온라인 서비스를 활성화 시킬때 전화를 통한 본인확인을 하는 은행도 있습니다만 간단히 이메일과 비밀번호, 그리고 몇가지의 보안질문에 대한 답만 설정하는 것으로 all set입니다. 

그래도 금융사고는 일어납니다. 바로 PIN 분실이나 도난으로 인한 출금사고입니다. 즉 내가 PIN 누르는걸 누가 보고 복제된 카드를 이용해서 돈을 출금해가는 사고입니다. 저도 캐나다 있는동안 네번정도 당했네요. 
근데 그게 별 문제 안됩니다. 왜냐하면

1. 우선 은행에서 전혀 엉뚱한 곳에서 출금 요청이 들어오면 계좌를 막아버리고 본인확인 전화를 합니다. 주로 미국이나 남미쪽에서 제 카드로 출금요청이 있는데 맞는지 확인전화가 바로 옵니다.

2. 어찌하다 돈이 빠져나가도 나중에 지점가서 이거 내가 쓴거 아니다 하면 그자리에서 우선 100% 돌려줍니다. 그리고 은행에서 사후 조사하여 내가 뽑아간 돈이 아닌게 될 경우 미안하다고 나중에 추가로 무슨 기프트카드도 보내줍니다. 수령인이 누군지 확인 못하고 출금처리 해줘서 미안하다는 뜻이죠. 물론 제가 출금해놓고 거짓말 할 경우 다시 돌려주고 벌금도 내야합니다. 

3. 보통 Debit카드로 출금을 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1일 출금 1회 출금 한도액이 상당히 적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위의 1번 2번이 뚫린다 해도 보통 그 피해액은 1000불 안짝입니다. 물론 은행이 우선 보상해주고 사후 조사합니다. 

캐나다 은행은 워낙 보수적이라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Transaction이 감지되면 계좌를 무조건 잠궈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좀 불편한게 뻑하면 서비스를 막아버리고 전화로 확인을 하니 영문도 모르고 서비스가 정지되어 있어서 몇일간 은행서비스를 못쓸때도 있었습니다만 나중엔 알고보니 그럴땐 은행지점가서 본인확인 후 다시 풀면 됩니다. 

가끔 한국의 은행 업무 보려고 인터넷 사이트 들어가면 들어갈 때마다 무슨 프로그램들을 그리 설치해대는지 간단한 조회 하나 하려해도 30분 넘게 걸리기 일쑤이고 어쩌다 인증서 만기가 되거나 보안카드가 분실되기라도 하면 현지시간 맞춰서 전화로 풀어야 하죠..

유럽이나 북미에서 은행서비스 이용해본 사람들은 한국의 금융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무척 낙후되어 있다는걸 체감할 겁니다. 
사실 처음에 캐나다 오시는 분들은 익숙지 찮은 캐나다 뱅킹 서비스에 답답하다고.. 바로바로 시원시원하게 돈 보내주고 받을 수 있는 한국의 은행 서비스가 최고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조금만 지나면 알게 됩니다. 은행 서비스는 "빠르고, 편리하고, 번쩍번쩍 멋있는 서비스"로 평가받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걸..그리고 금융서비스는 그런걸로 평가받으면 절대 안된다는 걸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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