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열차에 타고있었다.(그 열차 안엔 의자가 없었다) 열차는 막 지상으로 나온 참이다. 방금까지의 상황이 영 좋지 못했던지, 내가 타고 있는 칸 이후 아무것도 없다. 유리가 통채로 빠져 틀밖에 남지 않은 창 밖으로, 홀로 열심히 달리는 열차를 쫒아오는 좀비들이 보인다. (창밖으로 본 날씨는 햇빛이 비추고 적당했다)
내가 탄 곳은 열차의 첫번째 칸이었고, 안에는 열댓명의 사람들이, 더러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서성이며, 더러는 쪼그려 앉아 감당하지 못할 앞으로의 일들을 감당하려 애쓰며 있었다. (나는 친구와 함께 쪼그려 앉아 있다)
(감히 누가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아) 열차 안은 조용하다.
열차가 다시 지하로 들어갔다. 지하도 안의 불빛이 조용한 열차 안을 날카롭게 훑는다.
훅
훅
훅
훅
열차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어느샌가, 정신을 차려 보니 열차 안으로 좀비 몇이 들어와 있었고, 사람들은 각자 죽음의 공포와 싸우는 중이었다.
그중의 좀비 하나가 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온다. 나는 차마 바로 보지 못하고 그림자만 볼 뿐이다.
친구 손을 꼭 잡는다.
"나는 말야....... 내가 눈을 떴을 때..... 내가 살아있었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곤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