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중학생 시절 하교길에 뜻하지 않았던 급똥.
뛰어갈 수도 없을 정도의 존재감.
한걸음 한걸음 목욕하러가는 강아지마냥
조심스러웠던 그의 아련한 뒷태.
'이 똥만 넘기게 해주시면 정말 착하게 살께요'
아파트 계단을 오르며 한스텝씩 놓아갔던 괄약근
대문에 다다른 그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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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옆집아주머니의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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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숙여 자신의 예의바름을 알리며
잠시 놓았던 긴장감.
"안녕하세푸드득푹슉"
아직도 그는 아파트 내 예의바른 똥쟁이.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