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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이란 원래 이렇게 행동하는거다"라는 인식이 팽배한 거 같아요.
게시물ID : sisa_5655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옴오옴
추천 : 2
조회수 : 137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12/16 01:05:33

우리 나라에는 "갑"이라면 자고로 소위 "갑질"이라는 걸 하는 것이다. 라는 인식이 오래 전부터 널리 퍼진 거 같습니다.
갑이랍시고 유세떨고 훈계하고 꼰대짓하고 언어적 물리적으로 학대하는 것이
의례 갑의 롤모델이 되어왔던 거 같습니다. "갑은 원래 그런거"라는 인식.

나이가 많은 사람은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고용주가 피고용인에게,
교수/교사가 학생에게,
부모가 자녀 또는 며느리/사위에게,
대학교 선배가 후배에게.
이제 금본주의가 되어버린 우리 사회에서 재물의 양도 계급이 되어
돈 많은 이가 돈 적은 이에게 갑질을 합니다.

저는 지금 30대 후반인데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늘 그래왔습니다.
갑으로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약자를 이해해주는 이들은 드물었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그저 자신이 편리에 따라 "을"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형태와 강도의 폭력을 행사해왔습니다.
갑질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던 "을"들도 자신이 "갑"이 되는 순간 갑질을 하기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즉 갑과 을이라는 상하수직적 관계에 대한 불만이 있던 사람들도
자신이 갑이 되었을 때 그 수직적 관계를 없애기 보다는 그 관계에 편승해버립니다.
자신이 을의 위치에 있어봤으니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갑질 하는 것이 자신에게는 편하거든요.
갑과 을이라는 관계의 존재자체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자신이 을인게 싫었던거죠.

자신이 갑일 때,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일순간 감정을 여과 없이 다 드러내고
고함지르고 던지고 때리고 욕설하는 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회 같습니다.
그 상황에 놓인 을에게 창피함이나 모욕감을 주는 데에만 혈안 되어서
갑 자신의 체면과 존엄을 스스로 시궁창에 버리고 있다는 걸 모릅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세대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더 심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그런 것들을 보고 배우는 것 같아 무척 염려스럽습니다.

요즘 갑질의 문제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 자신의 모습과 연결짓지 못할 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너무 오래 되었고 너무 팽배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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