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마라톤의 살아있는 전설 폴라 래드클리프(42·영국·사진)가 은퇴한다. 그녀가 12년 전에 세운 세계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영국 BBC는 15일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래드클리프가 마라톤과 작별한다”고 전했다.
래드클리프는 2003년 4월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15분25초에 결승선을 통과해 2002년 자신이 세운 기록(시카고마라톤 2시간17분18초)을 단축하며 세계기록을 세웠다. 4월 27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런던마라톤이 고별 무대다.
세계 역대 3위의 기록도 2005년 런던마라톤에서 래드클리프가 세운 2시간17분42초다. 래드클리프 외에는 2시간17분대에 진입한 선수도 없다.
런던마라톤 관계자는 “전설적인 마라토너 래드클리프가 런던마라톤을 은퇴 무대로 결정해줘 무척 감사하다.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8살에 육상에 입문해 크로스컨트리와 트랙 장거리 선수로 활약한 래드클리프는 30대에 접어든 2002년 마라톤을 시작했다.
크로스컨트리 롱레이스 세계선수권 우승, 10,000m 유럽선수권 우승의 훈장을 달고 마라톤 무대에 뛰어든 그는 마라톤 데뷔 무대였던 2002년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18분57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래드클리프는 그해 10월 생애 두 번째로 치른 풀코스에서 2시간17분18초를 기록해 세계기록까지 바꿔놨다. 그가 어릴 때부터 천식과 빈혈을 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래드클리프는 영웅으로 떠올랐다.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수없이 우승을 차지한 래드클리프는 올림픽에서는 단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하는 불운도 맛봤다.
자국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래드클리프의 최근 풀코스 완주 기록은 2011년 베를린마라톤에서의 2시간23분46초다. 30대 후반에 대회 3위에 오른 그에게 찬사가 쏟아졌지만 래드클리프는 “내 기록에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후 10㎞ 단축코스 등에만 출전하던 래드클래프는 런던마라톤은 은퇴 무대로 결정한 후 풀 코스 완주를 위해 집중 훈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