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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전설의 영웅, 마르코 크랄리예비치
게시물ID : mystery_92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0
조회수 : 387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5/05 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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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크랄리예비치(Marko Kraljevic 1335~1395년)는 실제로 존재했던 세르비아의 왕족이자 군인이었으며, 죽은 후에는 세르비아의 시인들에 의해 위대한 영웅으로 묘사되었다. 오늘날까지 세르비아의 전설과 민담에서 그려지고 있는 마르코 크랄리예비치의 모습은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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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는 세르비아의 왕인 부카신(Vukasin)과 왕비인 제브로시마(Jevrosima)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자라면서 점점 덩치가 커지고 힘이 강해졌는데, 다소 험악한 외모를 지니게 되었다. 마르코는 짙은 검은 색의 눈썹 위로 늑대의 가죽으로 만든 모자를 썼고, 그의 검은 색 콧수염은 태어난지 6개월이 된 어린 양처럼 컸으며, 털투성이 늑대의 가죽을 벗겨 만든 외투를 입고 다녔다.


어른이 되자, 마르코는 무기를 들고 말을 달리며 전쟁터를 누비는 전사가 되었다. 그는 허리에 시리아의 다마스커스 강철로 만든 세이버(휘어진 장검)를 찼으며, 등 뒤에는 창을 매달았다. 그가 사용하는 화살대에 붙은 깃털들의 무게는 85kg이나 되었으며, 그의 손이 움켜쥐는 힘은 마른 나무 조각에서 물방울을 쥐어 짜낼 정도로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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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가 타고 다니는 말인 사라크(Sarac)는 4개의 창을 붙인 길이만큼 넓게 뛰어 오를 수 있었다. 여기서 언급된 창은 아마 중세 유럽에서 사용하던 긴 창인 파이크(Pike)를 말하는 듯하다. 파이크는 대략 길이가 5~6미터 정도였으니, 4개라면 20~24미터인 셈인데 그 정도의 길이를 뛰어 올랐다는 것은 사라크가 대단히 날렵한 말이었음을 나타낸다. 마르코는 사라크를 단순한 짐승이 아니라 친구로 생각해서 매우 아꼈으며, 항상 사라크한테 자신이 마시는 것과 똑같은 양의 포도주를 마시게 해주었다. 그래서 마르코는 사라크의 안장 오른쪽에 포도주를 가득 채운 가죽 자루를 매달고 다녔다.


세르비아의 전설에서 마르코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보호자이며, 세르비아를 지배하던 터키인들의 압제와 불의에 대항하는 전사로 그려졌다. 여기서 잠시 세르비아의 역사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데, 1389년 코소보 전투에서 패배한 이후로 세르비아는 현재 터키 공화국의 예전 나라인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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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지역은 어느 폭군이 다스렸는데, 그는 주민들한테 결혼을 하려면 자기한테 세금을 내게 하라고 강요했다. 이 소식을 들은 마르코는 그 폭군을 찾아가서 죽여 버렸고, 주민들을 괴롭히던 결혼 세금을 없애버렸다. 또한 마르코는 원하지 않는 결혼 생활 때문에 고통을 받던 오스만 술탄(이슬람교 국가의 군주를 부르는 호칭)의 딸을 구해주었다. 그리고 마르코는 터키의 지하 감옥에 갇힌 그의 사촌이자 세르비아인 3명을 구출했으며, 자신의 아버지인 부카신 왕을 죽인 터키인의 목을 베었다.


마르코의 어머니인 제브로시마는 아들이 전쟁터에 계속 나가는 것을 불안하게 여겨서, “칼을 버리고 쟁기로 밭을 갈아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모험을 하여 명성을 얻는 영웅이 되고 싶었던 마르코는 어머니의 충고에 우스꽝스럽게 답을 했는데, 소에 쟁기를 매어서 오스만 술탄이 가는 길을 갈아버렸던 것이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술탄의 근위대인 제니서리(예니체리Janissaries) 병사들이 놀라서 마르코한테 그만 두라고 했으나, 마르코는 오히려 그들도 모조리 죽여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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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는 힘과 용기도 뛰어났으나, 머리도 좋아서 적을 상대로 속임수도 즐겨 사용했다. 하지만 세르비아 전설에서 그는 불사신의 초인이나 신이 아니라, 죽을 운명을 가진 인간으로 묘사되었다. 그는 때때로 변덕스럽고 잔인했지만, 근본적으로 정직했고 선량한 인물이었다.


이밖에도 다른 민담에 의하면 마르코가 거인과도 같이 키가 커서 언덕 꼭대기에 발을 딛자 그의 머리가 구름에 닿았으며, 태초에 신이 세상을 만들 때에 마르코도 존재하여 강의 협곡을 만들었고, 그래서 마르코가 자신의 힘을 오만하게 자랑하자 신이 화가 나서 일부러 땅에 작은 가방을 남겨 두었고, 마르코가 그것을 들어 올리려고 하자 힘을 잃어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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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세가 되자 마르코는 이제 자신이 얼마 못가 죽을 것이라고 예상하고는 우물 옆으로 다가갔다. 그는 자신이 죽고 나면, 터키인들이 애마인 사라크를 평범한 일에나 쓸 것을 수치로 여겨서 죽기 전에 사라크를 칼로 베어 죽여 버렸다. 또한 마르코는 죽기 전에 그의 칼과 창을 부러뜨려서 멀리 바다로 던졌다. 혹시 터키인들이 자신의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서였다. 그의 시신은 7일 후 기독교 수도사인 바소(Vaso)에 의해 발견되었다. 바소는 마르코의 시신을 동유럽 기독교의 성지인 아토스(Athos) 산으로 데려 가서 힐란다르(Hilandar) 수도원의 무덤에 묻었다.


하지만 마케도니아의 전설에 의하면, 마르코는 “독수리의 물”을 마시고 불사신이 되어, 성자 엘리야(Elijah)와 함께 천국에 있다고 한다.

출처 유럽의 판타지 백과사전/ 도현신 지음/ 생각비행/ 138~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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