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요리에 별다른 취미가 없었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간단하게는 라면에... 복잡하게는 마구잡이식 김치찌게 정도가 전부였던 제가..
이제는 까르보나라를 만드는 경지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는 평상시 밖에서 지인들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술잔을 기울이기 위한 핑계거리를 찾던 중
아직까지도 요리에 별다른 취미가 없는 우리 와이프의 요리 하수인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와이프의 노예가 되어 매일 맛있는(?) 요릿상을 공수해드리고,
그 달콤한 댓가로 밖에서 지인들과 편안한 술자리를 즐기며 연명하고 있습니다.
오늘 처음 시도해본 까르보나라..먼저 재료부터 살펴보시죠..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바와 같이 재료는 이렇습니다. 4인 기준이에요.
재료 : 스파게티면, 우유 200ml, 생크림 450ml, 계란 노른자 3개, 양파 2/3쪽,
편마늘(마늘 6알), 베이컨 7줄, 다진 청양고추 2개, 슬라이스치즈 4장, 버터 약간
기호에따라 소금(허브맛 솔트), 후추, 파슬리가루 준비
재료가 준비되면 면을 삶을 물을 끓이고 면을 6분간 삶습니다.
통상 7~8분 삶는 것이 정석이나, 나중에 소스와 버무리는 과정에서 완전히 익히기 위해
약간 덜 삶도록 합니다.
면 분량은 아래와 같이 손으로 쥐었을때 100원짜리 동전 정도의 양이 2인분입니다.
자..짐승 같은 털이 제 손임을 인증해주는군요.
면을 삶는 동안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한스픈 정도 두른 후 편마늘을 볶습니다. 쎈 불로 후딱 볶습니다.마늘이 노릇하게 볶아졌을때 쯤 양파를 넣고 투명해질때까지 볶습니다. 쎈불로..이제 베이컨까지 넣고 베이컨에서 기름이 베어나올때 까지 볶아줍니다. 옆에는 면이 삶아지고 있는 모습니다.
면은 6분간 삶고나서 일단 채에 담아 물기를 빼줍니다.
야채와 베이컨이 볶아졌으면 생크림과 우유를 넣줍니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계란의 형상을 하고 있는 재료는 계란+소량의 생크림 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걸 리에종이라 부르더군요..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끓기 시작하는 시점에 리에종을 넣줍니다. 이때가 중요합니다. 젓기를 소홀히 하신다면 스크램블에 버무린 국수를 감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겁니다. 때문에 미친듯이 마구 빠르게 저어주어야 합니다.
어느정도 소스가 걸죽해지면 슬라이스치즈 4장을 넣줍니다.
치즈의 짭쪼름함이 간을 어느정도 맞춰 줍니다.
마지막으로 면과 청양고추 다진 것을 투하하고 2~3분 정도 저어줍니다.
이때 다시 간을 보시고 부족하다 싶으면 소금이나 허브맛솔트를 넣줍니다.
느끼함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굳이 청양고추를 안 넣도 됩니다.
완성 됐습니다.
딸아이와 와이프가 게거품 물고 흡입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제 저는 술마시러 가야겠습니다.ㅂㅂㅂㅂ